美게임사 음력설 게시물에 한복 등장하자…中누리꾼 '맹폭'
입력
수정
중국 누리꾼들, EA SNS서 불매 운동 벌여
![[사진=EA 심스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01.28824860.1.jpg)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포츠 게임 '피파(FIFA)'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대형 게임회사 '일렉트로닉 아츠(EA)'는 이달 초 시뮬레이션 게임 '심스(The Sims)'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피 루나 뉴 이어(Happy Lunar New Year)" 문구와 함께 한복을 입은 남녀의 캐릭터 이미지를 게시했다.이를 본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한복을 입은 캐릭터들만 음력 설 게시물에 등장한 것에 항의하며 게임 불매 운동을 벌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게시물에 한복만 등장한 것을 보고) 매우 실망했다. 동아시아에 음력 설을 축하하는 국가들이 많지만 고대 중국 문화 영향을 받았고 음력 설은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했다.
중국인 이름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또 다른 누리꾼은 "심즈4 정식 게임을 산 게 가장 후회된다. 해적판을 사용해야 했다"며 불매 의사를 나타냈고, 이에 동조하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음력 설은 중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음력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시작됐는데 왜 이것이 중국에 속한다고 생각하나" "나치와 다를 게 없다" "달도 중국 소유냐. 너무 깊이 세뇌돼 보기 민망하다" 등의 반박을 내놓는 등 댓글만 1만4000개가량 달렸다.
!['한푸'라고 설명한 보그지에 '중국 후원'이란 문구 넣은 반크의 비판 포스터 [사진=반크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01.28824859.1.jpg)
특히 중국인 유튜버 스인은 지난 2년간 "한국이 항상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다. 한복 역시 그런 문화적 영향을 받은 복식"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한 누리꾼은 "한푸가 아니라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이라며 "전 세계 보그 팬들을 위해 역사적 사실을 확인한 뒤 바르고 공정하며 정확한 정보를 공지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수의 중국 누리꾼들은 "한푸에 관심을 가진 보그에 감사한다"며 옹호하는 반응을 보였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보그의 이 같은 행태를 "중국의 홍보 대행사로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크는 또 '한푸'라고 소개한 보그 사진에 중국에서 후원받았다는 뜻의 'Sponsored by China' 문구를 넣은 비판 포스터를 제작했다. 아울러 이 포스터를 내세워 시정을 요구하는 글로벌 청원도 제기했다.
지난 4일 개최된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56개 중국 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등장했다. 조선족 등 소수민족 대표로 한복을 입을 순 있지만 '동북공정' 같은 중국의 역사 왜곡 시도를 거론하며 '한복공정'이란 비판도 흘러나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