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3대 新사업 매출 10배 키운다"

2030년까지 매출 60조 목표

매년 4조 투자, 사업구조 재편
올해 연구개발 인력 500명 증원
"신사업 물적분할 계획은 없어"

작년 영업이익 5兆 역대 최대
매출 41%·영업이익 178% 늘어
LG화학이 2차전지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 등 3대 신사업을 앞세워 26조원인 매출을 2030년까지 60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은 제외한 수치다. LG화학은 기존 양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과 배터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고부가 신사업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3대 신사업 10배 키우겠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사진)은 8일 온라인으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2030년 목표 매출 60조원 중 절반인 30조원을 배터리 소재와 친환경 소재, 글로벌 신약에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분야별로는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을 올해 1조7000억원에서 2030년 21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같은 기간 친환경 소재는 1조4000억원에서 8조원으로 늘린다. 아직 매출이 없는 글로벌 신약 사업의 2030년 목표는 1조원으로 잡았다.

신 부회장은 “현재 약 3조원인 3대 신사업 매출을 열 배 이상 끌어올리는 ‘블루오션 시프트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3대 신사업에 매년 4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은 연구개발(R&D) 투자도 늘리기로 했다. 올해 500여 명을 증원해 연구개발 인력을 3300명으로 늘리고, 연구개발비도 전년 대비 35% 이상 늘어난 1조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재원으로는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LG화학은 투자설명회에 앞서 작년 연결 기준 매출 42조6547억원, 영업이익 5조255억원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1.9%, 영업이익은 178.4%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차동성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물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배터리 리콜 등 이슈가 있었으나 차별화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제품 경쟁력을 앞세워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종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

LG화학이 제시한 3대 신사업 중 핵심은 배터리 소재다. 신 부회장은 배터리 소재 사업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내는 고수익 사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2006년 세계 최초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양산에 성공한 LG화학은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양극재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2026년까지 한국, 중국, 유럽, 미국에 생산 체제를 구축해 양극재 생산 능력을 연 26만t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독자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등 또 다른 배터리 핵심 소재 사업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양극재와 분리막 외에 탄소나노튜브(CNT), 방열접착제, 음극바인더 등 전지 부가 소재도 육성 대상이다. 신 부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이 확대되고, 외부 고객사 확보가 가시화되면 배터리 소재 사업 매출 목표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친환경 소재 분야에선 재활용, 생분해성·바이오, 신재생에너지 소재 등에 집중한다. 제약 사업은 항암 영역과 당뇨·대사 영역에 집중해 혁신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2030년까지 2개 이상의 혁신 신약을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상업화하는 게 목표다. 신 부회장은 친환경 소재와 신약 부문 등의 분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는 “전지사업 부문은 급격하게 성장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 부담이 엄청났기 때문에 (LG에너지솔루션의) 분할 상장이 필요했다”며 “첨단소재와 생명과학은 투자 규모가 비교적 작아 LG화학의 투자 여력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