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 순익 KB금융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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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지주 첫 4조 돌파KB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7.6% 늘어난 4조4096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금융지주 가운데 연간 순이익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가계대출 증가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효과까지 더해지며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11조22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1조5070억원) 늘었다. 특히 국민은행의 순이자이익이 6조7545억원에서 7조7285억원으로 14.4%(9740억원) 증가하며 이익 개선을 이끌었다. 순이자마진(NIM)은 그룹과 은행이 각각 전년 대비 0.7%포인트 개선된 1.83%와 1.58%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4분기에도 순이자이익은 2조97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 늘어났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 NIM이 확대된 영향이다. KB금융은 “금리 상승을 반영한 대출자산 리프라이싱(대출금리 인상)이 이뤄진 가운데 선별적인 여신정책을 지속해온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순이익은 5861억원으로 전분기(1조3057억원)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희망퇴직 비용으로만 2620억원, 대손충당금 추가 전입에 2640억원을 투입하면서다. 증시가 부진한 영향으로 4분기 순수수료 이익은 8817억원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축소되면서 전분기 대비 3.2% 줄어들었다.KB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588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892억원 급증했다. 자산가격 하락세와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종료를 앞두고 일부 대출자산의 건전성을 다시 분류해 2640억원의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1994억원)을 전분기보다 243억원 줄였던 것과 대조적인 조치다. 환입을 고려한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2조7552억원으로 2020년(2조5136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도 코로나19 이전(147.1%)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208.9%를 기록했다. BIS자기자본비율은 15.78%,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은 13.46%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주가 부양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2년 만에 처음이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배당성향도 2020년 20%에서 지난해 26%로 상향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6% 증가한 주당 2940원이다.
서영호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보수적인 대손충당금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꾸준한 이익 증가를 통해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자사주 소각도 항상 염두에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