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포인트·하트로고 '신명품 보복소비'…줄줄이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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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작년 최대 매출·영업익 경신지난해 패션 기업이 이른바 '보복 소비' 덕에 줄줄이 호실적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고가 패션과 화장품 등에 풀린 소비자의 보상 심리가 기업 실적으로 입증된 결과다.
한섬 작년 최대 매출…삼성물산 패션부문 영업익 1000억 기록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화장품·패션 기업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920억원으로 전년보다 172.4% 급증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9.5%, 63.4% 늘어난 1조4508억원, 83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웃도는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이라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했다. 특히 명품 수요 증가로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 매출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가 고가 패션 및 화장품 브랜드에 아낌없이 지갑을 연 결과란 분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MZ세대에게 인기를 끌어 이른바 '신(新)명품'으로 불리는 '메종 마르지엘라' '아크네 스튜디오' '질샌더' 등을 국내에서 운영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입패션과 수입화장품 매출이 각각 21.5%, 24.5% 증가했다. 자체 패션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 매출은 10%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 49.1% 개선된 1조3874억원, 1522억원을 거뒀다. 연간 순이익은 30.6% 증가한 110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한섬 역시 '타임'·'랑방컬렉션'·'타임옴므' 등 고가 브랜드의 판매 호조가 두드러졌다.
한섬 관계자는 "소비심리 회복 효과로 온·오프라인 매출이 모두 늘었고, 프리미엄 브랜드 판매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신명품 대표주자로 간주되는 '톰브랜드'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 부문 매출은 1조7670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영업손실 360억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해당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으로 전해졌다.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RWB(빨간색, 흰색, 파란색 조합) 그로그랭(골이 있는 천)'이 특징인 '톰브라운'과 하트 로고가 특징인 '아미', 여우 심볼을 내세운 '메종키츠네' 등의 해외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 측은 "지난해 수입상품 판매 호조가 나타났다. 올해도 소비자 선호 수입브랜드의 물량을 늘리고 유통망을 확대하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처럼 명품을 구매하는 주 고객층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전통 명품 브랜드 외에도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신명품으로 떠올랐다. 업계에선 올해 야외활동이 재개된 데다 일상 회복 기대감 등이 소비심리를 깨워 패션 수요가 한층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