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가톨릭 성직자 미성년자 성학대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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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수치심과 슬픔…진심 어린 용서 구한다"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뮌헨 대교구를 비롯한 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학대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8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를 통해 "가톨릭교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았기에 내 재임 기간 여러 곳에서 발생한 학대와 오류에 대한 고통이 더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성학대 피해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수치심과 슬픔을 표하고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성폭력 사건은 끔찍하고 돌이킬 수 없다.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 모든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는 뮌헨 대교구의 성학대 사건 보고서가 굥개된 이후 베네딕토 16세가 내놓은 첫 공식 사과다. 베네딕토 16세는 또 "여러 사도적 여정에서 사제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장 심각한 잘못의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면서 "우리가 이를 소홀히 하거나 그에 걸맞은 결단력과 책임감으로 맞서지 못할 때 우리 자신도 심각한 잘못에 빠져든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도 했다. 앞서 뮌헨 대교구 의뢰를 받아 사제의 성학대 범죄를 조사한 독일 WSW 법무법인은 지난달 20일 결과 보고서를 내고 1945~2019년 대교구 내에서 최소 497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운데 60%는 8~14세 사이의 미성년자였고, 베네딕토 16세도 1977~1981년 사이 뮌헨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최소 4건의 성학대 사례에 미흡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 265대 교황직에 올랐으나,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 거처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