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화물차 기사 실형

횡단보도를 건너던 7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한 60대 화물차 운전기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이슬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기소된 A(61)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2시 18분께 인천시 동구 한 도로에서 40t 화물차를 몰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73)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화물차 앞바퀴에 왼쪽 다리가 깔려 뼈가 으스러졌고, 저혈량 쇼크로 사고 현장에서 사망했다.

A씨는 재판에서 "피해자가 (횡단보도) 신호를 위반한 채 화물차 사각지대로 들어왔다"며 "앞을 제대로 살폈는데도 피해자를 발견할 수 없었고 사고를 낸 줄도 몰라 도주할 의사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판사는 "당시 사고를 목격한 주변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들이 놀라 경적을 울리거나 소리를 질렀고, 피고인의 화물차를 뒤따라가던 택시 기사도 경적을 울리며 추격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은 사고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자가 처참한 모습으로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면서도 "피해자의 과실도 사고에 영향을 미쳤고 피고인의 자녀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