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김 "예선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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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스노보더' 가볍게 결선行재미동포 ‘스노보드 천재’ 클로이 김(22)이 가볍게 예선을 통과해 동계올림픽 2연패 가능성을 높였다.
女하프파이프 2연패 도전 순항
클로이 김은 9일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겐팅 스노파크 H&S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에서 87.75점을 얻어 출전 선수 22명 가운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그는 10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부터 열리는 결선에서 이 종목 2연패에 도전한다.1, 2차 시기 중 더 높은 점수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열린 예선에서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 몸을 풀듯 준비한 기술을 가볍게 소화했다. 해설진은 “클로이 김이 아직 준비한 기술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고 했으나 그는 첫 경기에서 참가자 중 최고점을 얻었다. 2차 시기에선 넘어져 8.75점에 그쳤으나 12명이 출전하는 결선 진출이 이미 확정된 뒤였다.
클로이 김은 “1차 시기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가 나와 2차 때는 그동안 연습하지 않았던 것을 시도하려고 했다”며 “하프파이프 시설도 좋고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경기했더니 배가 고프다. 지금 당장 뭘 먹으러 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을 거칠게 대할 것 같다”고 농담하기도 했다.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클로이 김은 이 종목 최강자로 꼽힌다. 여자 선수 최초로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100점 만점’을 받아 ‘천재 스노보더’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선 98.25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17세 9개월의 나이로 정상에 올라 이 종목 최연소 금메달 기록도 세웠다.하지만 빠른 성공은 클로이 김에게 독이 됐다. 앞서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금메달에 따라오는 주변의 과도한 관심과 사생활 침해, 인종 차별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이 때문에 평창 올림픽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버렸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평창 올림픽 뒤 미국 명문 프린스턴대에 진학해 학업에 전념하던 그는 잠시 스노보드를 멀리했다가 지난해 설원으로 복귀했다. 지난달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우승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고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클로이 김은 “오늘 저녁에 머릿속으로 내일 경기를 그려보며 (준비한 것들을) 내가 잘 수행해내기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나윤(19)은 34.50점으로 20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