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만년 3위' 꼬리표 뗐다…SK, 현대차 넘어 대기업 2위

카카오 네이버 약진 두드러져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지난해 SK그룹이 사상 처음으로 대기업집단 자산 순위 2위로 올라섰다. SK는 2006년 이후 줄곧 대기업집단 3위를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현대차를 넘어섰다. SK의 약진은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조달 등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9일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의 지난 1일 기준 소속 계열사들의 공정자산(작년 3분기 결산기준)을 합계해 대기업집단 순위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집단의 공정자산은 총 2494조9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기업별로 공정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다. 전년 64조710억원에서 75조4039억원으로 11조3329억원(17.7%) 증가했다.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및 실적 성장에 따른 잉여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가 11조200억원(4.8%) 증가해 뒤를 이었다. 10조원 이상 공정자산이 증가한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뿐이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SK다. SK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정자산 270조7470억원으로 전년보다 31조2170억원(13.0%) 증가하며 최초로 대기업집단 순위 2위에 올랐다.종전 2위였던 현대차를 20조7330억원 앞서며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다. SK의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148개에서 176개로 28개 늘었다. 현대차와 SK는 2006년부터 각각 2위와 3위 자리를 지켜왔으나 16년 만에 순위가 바뀐 것이다. 삼성은 재계 순위 1위를 고수했다.

삼성의 공정자산은 457조3050억원에서 467조9920억원으로 10조6870억원(2.3%) 증가했다. 삼성의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59개에서 60개로 1개 늘었다.

현대차로 공정자산은 250조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9300억원(1.6%) 증가해 3위로 내려앉았다. LG(154조450억원)와 롯데(122조9210억원)는 각각 100조원 이상의 공정자산 규모를 기록하며 4위와 5위를 지켰다.이어 △포스코그룹(94조5280억원·6위) △한화그룹(78조5340억원·7위) △GS그룹(75조1410억원·8위) △현대중공업그룹(74조4330억원·9위) △농협(65조1770억원·10위)이 기존 순위를 유지하며 '톱10'을 형성했다.
서울 중구 서린동 SK사옥 [사진=신경훈 기자]
기업구조 개편에 따라 한진·중흥그룹·호반그룹 등이 약진했다. 한진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며 공정자산이 33조6000억원에서 49조5230억원으로 15조9230억원(47.4%) 증가했다. 순위도 14위에서 12위로 두 계단 올랐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47위에서 21위로 26계단이나 상승했다. 공정자산은 작년 3분기 기준 19조8800억원으로 2020년 9조2070억원보다 10조6730억원(115.9%) 늘었다. 호반그룹도 대한전선 인수에 따라 37위에서 35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공정자산은 12조1630억원으로 2020년 10조6980억원에 비해 1조4650억원(13.7%) 증가했다.국내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의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해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19조9520억원에서 25조4900억원으로 5조5380억원(27.8%) 증가했다. 순위는 18위에서 17위로 한 계단 올랐다.

네이버는 1조6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인터넷 데이터센터 설립, 글로벌 펀드 등으로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며 공정자산 규모가 13조5840억원에서 16조8830억원으로 3조2990억원(24.3%) 늘었다. 순위는 27위에서 24위로 세 계단 뛰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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