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치료 '고위험군' 대상에서 50대 기저질환자 돌연 제외 논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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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재택치료' 전환 하루 앞두고 기준 또 바꿔 혼란 가중
면역저하자도 제외…정부 "팍스로비드 처방시 부작용 고려" 고위험군 중심의 새 재택치료 체계 가동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9일 대상자 분류 기준을 또다시 변경했다. 의료기관이 하루 2회씩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고위험군' 대상에서 갑자기 50대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을 제외하면서, 환자를 관리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의료현장의 혼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다음 날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감염 고위험군인 '집중관리군'과 그렇지 않은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건강 관리를 받는다.
집중관리군은 지금처럼 각 의료기관에서 하루 2회 건강 모니터링을 하지만, 일반관리군의 경우 모니터링이 중단된다. 일반관리군은 대신 증상이 악화하면 동네 병·의원이나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등에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받고, 외래진료센터를 찾아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이 경증·무증상인 만큼 한정된 의료자원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해 위중증 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정부가 새 체계 가동을 하루 앞두고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 분류 기준을 바꿨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7일 집중관리군을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으로 정했고 이 외에는 모두 일반관리군이 된다고 발표했다.
기저질환에는 당뇨병,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이날 오전 돌연 집중관리군을 '60세 이상, 먹는치료제 기처방자 중 지방자치단체장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으로 변경했다.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의 경우 앞선 기준에 따르면 집중관리군에 포함되지만, 앞으로는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적이 없다면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돼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사람은 3천명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날 브리핑에서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내에서도 대상 분류 기준 변경을 두고 각 관계자가 "범위가 변경된 것이 없다", "변경됐다" 등으로 말이 엇갈려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정부는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는 사람은 의료기관 등에서 관리받는 만큼, 재택치료 집중관리군 기준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최종균 중수본 재택치료반장은 "먹는치료제 처방 대상 기저질환자(50대 기저질환자) 중 조절되지 않는 당뇨나 중증 심혈관질환 등 위험한 질환을 가진 사람은 환자 분류에 따라 병원을 가거나 생활치료센터로 간다"며 "이외 고혈압, 당뇨약을 처방받아 먹으면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은 굳이 집중관리군에 포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집중관리군의 먹는치료제 복용 시 부작용 발생 우려까지 고려해 지침을 조정했다고 부연했다.
최 반장은 "동네 병·의원에서 먹는치료제 처방을 하는데, 부작용을 고려하면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에 처방을 받은 사람 중 지자체에서 판단했을 때 추가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집중관리군에 포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의약품이 많고, 이런 병용금기 약품을 복용하는 사람이 국내에 적지 않아 실제 처방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내한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약물은 28개로,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성분은 이 중 23개다.
진통제 '페티딘', 항협심증제 '라놀라진', 항부정맥제 '아미오다론', 항통풍제 '콜키신' 등이 포함된다.
이번 집중관리군 대상 축소는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재택치료 체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새 체계에서 고위험군을 20만명까지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모니터링이 필요한 집중관리군 대상을 좁힌 것을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저질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대상을 축소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교수(전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역시 "모니터링 체계가 잡히면 다시 (집중관리군에) 50대 기저질환자 등을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대상 기준 변경에 따라 60세 미만,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은 적이 없는 50대 기저질환자 등 일반관리군은 오는 10일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전화로 진료받고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비대면 진료·처방 동네 병·의원 명단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게시할 예정이다.
중대본은 또 가급적 모든 동네 병·의원이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상담과 처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하는 한편, 의료기관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택치료 진료처방·상담 진료 건강보험급여비용 등을 결정했다.
급여 비용은 새 재택치료 체계가 가동되는 10일부터 적용된다.
처방 의약품은 확진자의 동거인이 수령하면 된다.
이와 별개로 시·군·구별로 지정된 전국 500여 곳의 담당 약국에서도 확진자의 동거인 등에게 약을 보내준다.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진료를 받은 날 의약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방역·의료 지침을 자주 바꾸면서 곳곳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관련 지침의 양이 방대한데, 갑자기 변경되는 일도 잦아 각 지침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GPS 활용 자가격리 앱 적용을 지난 7일 폐지한다고 했다가, 전날 다시 9일에 폐지한다고 말을 바꿨다. 확진자 격리 기간도 지난달 24일 백신 접종력에 따라 7일, 10일로 달리 적용한데 이어, 지침 변경 16일만인 이날부터는 접종력에 관계 없이 7일로 조정했다.
/연합뉴스
면역저하자도 제외…정부 "팍스로비드 처방시 부작용 고려" 고위험군 중심의 새 재택치료 체계 가동을 하루 앞두고 정부가 9일 대상자 분류 기준을 또다시 변경했다. 의료기관이 하루 2회씩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고위험군' 대상에서 갑자기 50대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을 제외하면서, 환자를 관리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와 의료현장의 혼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다음 날부터 코로나19 재택치료자는 감염 고위험군인 '집중관리군'과 그렇지 않은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건강 관리를 받는다.
집중관리군은 지금처럼 각 의료기관에서 하루 2회 건강 모니터링을 하지만, 일반관리군의 경우 모니터링이 중단된다. 일반관리군은 대신 증상이 악화하면 동네 병·의원이나 24시간 운영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 등에 전화를 걸어 비대면 진료를 받고, 외래진료센터를 찾아 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이 경증·무증상인 만큼 한정된 의료자원을 고위험군에 집중 투입해 위중증 환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정부가 새 체계 가동을 하루 앞두고 집중관리군과 일반관리군 분류 기준을 바꿨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7일 집중관리군을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 등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으로 정했고 이 외에는 모두 일반관리군이 된다고 발표했다.
기저질환에는 당뇨병,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불과 이틀 뒤인 이날 오전 돌연 집중관리군을 '60세 이상, 먹는치료제 기처방자 중 지방자치단체장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으로 변경했다. 50대 기저질환자, 면역저하자의 경우 앞선 기준에 따르면 집중관리군에 포함되지만, 앞으로는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적이 없다면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돼 정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은 사람은 3천명 정도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날 브리핑에서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내에서도 대상 분류 기준 변경을 두고 각 관계자가 "범위가 변경된 것이 없다", "변경됐다" 등으로 말이 엇갈려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정부는 심각한 기저질환을 앓는 사람은 의료기관 등에서 관리받는 만큼, 재택치료 집중관리군 기준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최종균 중수본 재택치료반장은 "먹는치료제 처방 대상 기저질환자(50대 기저질환자) 중 조절되지 않는 당뇨나 중증 심혈관질환 등 위험한 질환을 가진 사람은 환자 분류에 따라 병원을 가거나 생활치료센터로 간다"며 "이외 고혈압, 당뇨약을 처방받아 먹으면서 일상생활을 하는 사람은 굳이 집중관리군에 포함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집중관리군의 먹는치료제 복용 시 부작용 발생 우려까지 고려해 지침을 조정했다고 부연했다.
최 반장은 "동네 병·의원에서 먹는치료제 처방을 하는데, 부작용을 고려하면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에 처방을 받은 사람 중 지자체에서 판단했을 때 추가 관리가 필요한 사람을 집중관리군에 포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팍스로비드는 병용금기 의약품이 많고, 이런 병용금기 약품을 복용하는 사람이 국내에 적지 않아 실제 처방이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안내한 팍스로비드의 병용 금기 약물은 28개로, 현재 국내에서 유통 중인 성분은 이 중 23개다.
진통제 '페티딘', 항협심증제 '라놀라진', 항부정맥제 '아미오다론', 항통풍제 '콜키신' 등이 포함된다.
이번 집중관리군 대상 축소는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재택치료 체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조치로 보인다.
정부는 새 체계에서 고위험군을 20만명까지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모니터링이 필요한 집중관리군 대상을 좁힌 것을 두고 우려를 나타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기저질환자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본다"며 "대상을 축소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윤태호 부산대 의대 교수(전 중수본 방역총괄반장) 역시 "모니터링 체계가 잡히면 다시 (집중관리군에) 50대 기저질환자 등을 포함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대상 기준 변경에 따라 60세 미만, 팍스로비드 처방을 받은 적이 없는 50대 기저질환자 등 일반관리군은 오는 10일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전화로 진료받고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비대면 진료·처방 동네 병·의원 명단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게시할 예정이다.
중대본은 또 가급적 모든 동네 병·의원이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전화상담과 처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와 논의하는 한편, 의료기관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택치료 진료처방·상담 진료 건강보험급여비용 등을 결정했다.
급여 비용은 새 재택치료 체계가 가동되는 10일부터 적용된다.
처방 의약품은 확진자의 동거인이 수령하면 된다.
이와 별개로 시·군·구별로 지정된 전국 500여 곳의 담당 약국에서도 확진자의 동거인 등에게 약을 보내준다.
정부는 이런 방식으로 진료를 받은 날 의약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방역·의료 지침을 자주 바꾸면서 곳곳에서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관련 지침의 양이 방대한데, 갑자기 변경되는 일도 잦아 각 지침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는 GPS 활용 자가격리 앱 적용을 지난 7일 폐지한다고 했다가, 전날 다시 9일에 폐지한다고 말을 바꿨다. 확진자 격리 기간도 지난달 24일 백신 접종력에 따라 7일, 10일로 달리 적용한데 이어, 지침 변경 16일만인 이날부터는 접종력에 관계 없이 7일로 조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