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심상정, 메타버스서 '아동 4500명'이 만든 공약 청취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정책공약 전달식 개최
교육·학교, 폭력·범죄 등 폭넓은 정책 제안
안철수·심상정 "적극 반영하겠다" 한목소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 사진=뉴스1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9일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에서 아동·청소년 4478명이 제안한 정책공약을 전달받았다.

이날 아동옹호대표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메타버스 '초록우산 어린이랜드'에서 '미래에서 온 투표-릴레이 아동정책공약 전달식'을 진행했다. 오후 4시 30분 안 후보가 참석했고, 이어 심 후보가 오후 6시께 참석했다.'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은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지만, 투표권이 없어 정책 수립 과정에서 배제되기 쉬운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됐다. 만 7세~18세 미만 아동·청소년들이 직접 낸 의견을 모아 대선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이날 전달식에서는 ▲교육·학교 ▲폭력·범죄 ▲기후환경 ▲놀이·여가·휴식 ▲교통안전 ▲복지 ▲아동참여·정치 등 7개 분야의 총 5162개 의견이 후보들에게 전달됐다.

분야별로는 교육·학교가 1284건(25%)으로 가장 많았고, 폭력·범죄 1100건(21%), 기후·환경 801건(16%), 놀이·여가·휴식 782건(15%), 교통·안전 584건(11%), 복지 456건(9%) 등 순으로 나타났다.특히 가장 많은 목소리가 나온 교육·학교 분야에서는 '전반적인 교육 시간의 축소와 쉬는 시간의 확대'(524건)이 가장 많았다.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사진=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달식에 참석한 아동 대표 문시은 양은 "저는 교육의 목적이 학습과 경험을 통한 성장이지 경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성적으로 줄 세우기보다는 각자의 장점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진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말했다.대전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6학년생 김 모 양은 "코로나19 전에도 짧았던 쉬는 시간이 이제는 5분이 됐고, 건너뛸 때도 있다"며 교내 여가 및 휴식시간 확대를 촉구했다.

안 후보는 "많은 어린이분들과 국가 대한민국하고 어느 쪽이 더 중요하겠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실 저를 포함한 지금의 부모님들은 '나라가 잘살면 국민도 잘산다. 그러면 아이들도 행복하다' 이렇게 교육받으면서 자랐다"며 "지금은 그런 시대가 지난 것 같다. 오히려 아이들이 행복하고 국민들이 행복해야 좋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열심히 노력하면 성취할 수 있고, 땀 흘린 만큼 성과를 가질 수 있게 되면 나라도 좋은 나라가 된다"며 "좋은 공약을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심 후보는 "미래에서 온 투표 캠페인에 많은 공약이 제안됐다고 해 깜짝 놀랐다. 아동정책의 최고 전문가는 여러분이다. 제안된 공약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정의당은 유치원 인근 흡연을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적도 있다. 여러 좋은 법안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여러분들의 인권을 지키고 꿈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아동청소년부를 만들겠다"며 "대통령과 함께 국무회의에 아동청소년부 장관이 참여하게 된다. 아동정책을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는 아동기본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행복도가 최하위 수준인 우리나라 아동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사자인 아동의 입장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며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아동의 참여권을 증진하기 위해 메타버스 '초록우산 어린이랜드'를 구축하게 됐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아동의 목소리를 듣고 전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