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바이 더 딥'…나스닥은 왜 웃었을까 [글로벌마켓 A/S]

장 초반부터 시작됐던 상승세가 장 막판까지 유지됐습니다. 어제 신저가를 기록했던 메타가 오늘은 5% 넘게 상승했고요. 섹터별로는 기술주와 통신, 부동산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인플레이션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전해진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시장에는 긍정적이었고, 그동안 하락장에서 잘 보이지 않던 '바이더 딥', 조정 이후 대규모 저가 매수 움직임이 나온 점이 주목할만 한 부분입니다.

오늘 장 상승세가 방증하듯 연준의 주요 인물들은 시장의 예상 혹은 우려보다는 훨씬 비둘기파에 가까운 발언을 내놓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우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월에 금리를 높이더라도 25bp 이상, 0.25%보다 높이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장 한편에서 우려했던 50bp 인상과 같은 급작스러운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죠. 양적 긴축에 대해서는 지난 2017년 때와는 달리 연준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때보다 미국의 경제 상황이 좋기 때문에, 현재 연준이 갖고 있는 2조 6,6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담보부 증권, MBS 보유량을 줄여야 한다는 겁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금리 인상과 관련해 경제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모든 옵션이 가능하다"고 전제하기는 했지만 올해 금리 인상이 세 차례에서 네 차례 정도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시장에서 나온 올해 7번의 금리 인상 예측, 인플레이션과 싸우기 위해 연준이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쓸 가능성을 어느정도 누그러뜨리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내일 있을 인플레이션 지표, 1월 소비자물가지수 CPI에 대해서도 전년 대비 상승률보다 12월 대비 느려질 가능성이 높은 전월 대비 상승률에 더 관심이 있다는 발언도 시장을 안심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개별 종목도 살펴볼까요. 아마존 나이키가 펠로톤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펠로톤은 CEO 사퇴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데요. 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펠로톤의 구조를 잠시만 살펴보면 이 회사의 재무구조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직전 분기에 입은 영업손실이 4억3,900만 달러 수준이었고, 현금 흐름을 보면 이 회사의 곳간에서 최근 반기 동안 12억 달러의 현금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월가에서는 그동안의 팬데믹 수혜주였던 펠로톤이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 의심하는 시각도 여전합니다. 미국에서 오미크론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인데요.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뉴욕이나 다른 주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종료하고 있고, 집에서 펠로톤을 이용해서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다시 헬스장으로 가게 된다면 펠로톤에게는 좋지 않은 환경이 될 수 있다는 논리가 있습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 밀러 밸류 파트너스의 설립자인 빌 밀러가 펠로톤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은 살펴볼 만합니다. 빌 밀러는 15년 연속으로 S&P 500 지수 상승률을 상회하는 펀드매니저로 월가에서 이름을 떨친 인물입니다. 빌 밀러는 지금 펠로톤의 구조조정 상황을 보면서 이 회사의 주식을 다시 매입할지를 깊이 검토중이라고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현재 나오는 아마존 등 대형 기업의 인수 이슈를 떼어놓고 봐도, 그러니까 인수합병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펠로톤이 매력적이라는 언급을 했습니다. 이유가 두 가지인데 우선 현재 1년 전보다 주가가 75% 가까이 떨어져 있어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현재 펠로톤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경영진이 회사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