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中 헝다, 올해 60만채 주택 완공 목표 제시

지방정부들 '헝다 특별반' 가동…쉬자인 "자산 헐값 매각 절대 안 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인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최근 열린 내부회의에서 올해 약 60만채의 주택을 완공해 수분양자들에게 넘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고 차이롄서(財聯社) 등 중국 매체들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쉬 회장은 작년 9월부터 자금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는 매우 어려운 임무가 되겠지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쉬 회장은 작년 말을 기준으로 중국 전역의 헝다 부동산 개발 현장 공사 재개율이 93.2%를 기록했지만, 현장별 실질 작업률은 아직 낮은 상태라면서 3월 말까지는 모든 건설 현장의 실질 작업률을 80∼90%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헝다는 대외적으로 자금난으로 운영을 멈춘 중국 전역 건설 현장 대부분이 재개됐다고 선전해왔는데 운영이 재개됐다고 집계된 사업 현장에서 사실은 건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쉬 회장은 작업 효율 상향을 위해 총 투입 공사 인원을 2월 말, 3월 중순, 3월 말까지 단계별로 각각 10만명, 20만명, 30만명까지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헝다가 공사 현장 정상화를 위해 동원할 수 있는 가용 자금이 분양 계약금 500억 위안을 포함해 총 2천200억 위안(약 4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쉬 회장은 중국의 성·시·구급 지방정부들에 '헝다 프로젝트 완공 지원 특별반'이 설립돼 자사 사업 정상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헝다 디폴트 이후 중국 정부는 헝다를 당장 직접 구제하지는 않되 경제·사회 안정 유지를 위해 헝다가 일단 짓고 있는 주택 등 부동산 상품이 완공돼 고객들에게 인도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국유기업들을 동원해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헝다의 일부 사업 초기 단계 건설 현장을 인수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의 민생, 경제 안정 문제와 직결되는 헝다의 사업 정상화 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가운데 부채 문제 해결에는 아직 가시적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헝다는 지난달 26일 디폴트 사태 후 처음 열린 채권인들과 회의에서 6개월 안에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채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형 자산 매각이 우선 효과적인 대안이지만 헝다는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쉬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회사 자산을 절대 헐값에 팔아서는 안 된다"며 "자산을 헐값에 팔아 (일부) 부채를 갚는다면 그 이후 채무 상환이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헝다는 달러 채권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해 작년 12월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후 중국 당국은 헝다에 들여보낸 광둥성 정부 관계자들과 국유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 리스크해소위원회를 통해 사실상 이 회사를 직접 통제하고 있는 상태다.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7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약 23조원)가량이다. 강력한 부동산 산업 규제가 국내총생산(GDP)의 거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 산업의 심각한 위기를 촉발해 경기 급랭으로 이어지자 중국 당국은 작년 말부터는 경기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 산업 규제를 부분적으로 완화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