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 명검 '사인검(四寅劍)이 12년 만에 경북 문경에서 재탄생한다. 10일 문경시에 따르면 문경에 있는 고려왕검연구소 이상선(68) 장인은 오는 18일 사인검을 제작할 예정이다.
사인검은 호랑이해(寅年), 호랑이달(寅月), 호랑이날(寅日), 호랑이시(寅時), 즉 '인'자가 네 번 겹치는 때에 만드는 칼이다.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다고 해서 조선 시대 왕실 안녕과 군신 의리를 다지는 용도로 제작해 왕과 공신들만 소장할 수 있었다. 이 장인은 임인년(壬寅年), 음력 정월(寅月), 18일(寅日), 인시(寅時, 오전 3∼5시)에 사인검 40자루를 제작할 예정이다.
그는 24년 전인 1998년 처음으로 30자루, 12년 전인 2010년에도 45자루의 사인검을 제작했다.
이날 만드는 사인검은 단조와 연마를 거친 검신(劍身)을 인시에 불 속에 넣어 달군 뒤 물에 식혀 날을 단단하게 만드는 담금질 작업을 받는다. 별자리 28수를 새기는 작업과 칼집 제작 등을 거쳐 완성한다.
고려왕검연구소는 사인검, 사진검(司辰劍)을 복원하는 등 전통 도검 기술을 재현해 전통의 맥을 잇고 있다.
이 장인은 2007년 고용노동부 전통야철 도검 부문 기능전승자로, 2018년 경북도 금속공예 최고장인으로 선정됐다. 전주 이씨 양녕대군파 18대손인 그는 "열여섯 살 때 영친왕 제사에 갔다가 처음 사인검을 보고서 (칼에) 미치게 됐다"며 전통 칼 제작에 뛰어든 계기를 밝혔다.
엄원식 문경시 문화예술과장은 "조선 대표적 도검인 인검은 호랑이를 상징하는 인자가 들어간 때에 제작한 주술적 목적의 칼"이라며 "다른 나라에 없는 우리 민족만의 특별한 칼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