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 속 '보험·은행주' 펄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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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내릴 때 보험·은행지수 각각 13%·7% 올라미국 중앙은행(Fed)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감으로 국내 증시가 올해 최대 하락률을 보였지만 보험과 은행 업종은 꿋꿋이 강세를 유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금융주들이 대표적인 수혜주가 될 것이라면서도 세부업종과 종목별로 온도차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메리츠화재 등 금리인상 수혜주
종목별 차별화 장세 조짐도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02%, 11.93%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 우려와 함께 미 Fed가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올 들어 지수가 폭락했지만 떠오른 대표적인 업종도 있다. 이 기간 보험과 은행 업종은 각각 13.61%, 7.02% 각각 상승했다. 향후 금리인상이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투자심리가 해당 업종 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 업종의 대표주인 은행주는 이번 금리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주들은 예대마진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통한 긍정적 영향이 전망되고 있다. 또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익성 확대로 인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KRX 은행지수엔 KB금융을 비롯해 신한지주, 카카오뱅크,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로 구성돼 있다. 올 들어 대표 은행주인 KB금융은 전날까지 16% 급증했다. 현재도 소폭 오르며 6만4500원에 가리키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도 10% 넘게 오르며 4만300원에 거래되고 있다.보험주는 전문가들이 꼽는 금리인상의 최대 수혜주다. 보험사들은 고객 보험료를 채권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투자수익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경우 과거에 판매된 고금리 상품으로 인한 이차 역마진 손실을 만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KRX 보험지수엔 삼성생명,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현대해상, 코리안리, 동양생명,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으로 종목이 구성돼 있다. 올 들어 삼성화재는 7% 넘게 올랐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정책이 겹치며 주가가 45% 이상 올랐다.
금리에 보다 민감한 보험 업종은 실적뿐만 아니라 내재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며 금리 인상의 수혜를 은행보다 직접적으로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금리 상승의 수혜와 저평가된 밸류에이션을 고려할 때 보험업종은 방어주로서 접근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작년 4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발표되는 실적에 따라 업종이 아닌 종목별로 주가가 차별화 되는 장세가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개별 종목별 이슈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대표 은행주로 불리는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 전날까지 25.08% 내렸다. 이날도 2% 넘게 내리며 4만3250원에 거래 중이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임직원 스톡옵션 먹튀 논란으로 카카오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준데다가 오버행(대규모 매각대기 물량 출회) 이슈까지 맞물리면서다.최근 오미크론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감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제대로 선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발표되는 실적에 따라 등락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 Fed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보험과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면서도 "최근 주식시장에서 코로나19 확산 등 대내외 변수가 상존하고, 실적 발표를 앞둔 개별 종목별 이슈도 파악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