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尹 직격' 전면등판에…친문·非이재명 대결집 노리는 민주

'盧 비극'·'지못미' 등 지속 언급…부동층 견인으로 '경합열세' 탈출 부심
윤건영, '한동훈 독립운동가' 비유에 "검찰개혁 바라는 국민이 日 제국주의자인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측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전(前) 정권 적폐 청산 수사' 발언을 고리로 여권 대결집에 나섰다.윤 후보의 발언을 '검찰발(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며 여권 지지층의 기저에 깔린 '노무현 트라우마'를 자극, 친노·친문이지만 이 후보 지지를 주저하는 부동층의 표심을 결집해 현재의 '경합 열세' 국면을 탈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윤 후보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최후까지 언급하는 등 사실상 직접 참전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여권 대결집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 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한다"면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단 말인가.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 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건지 대답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문 대통령은 또 연합뉴스 및 세계 7대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이례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직접 거론하며 '작심 발언'을 내놨다.

이해찬 전 대표가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을 모해하고 탄압할 때"를 거론하면서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를 외치는 등 여권에서는 윤 후보의 이번 발언을 노 전 대통령과 결부하는 언급이 잇따르고 있다.문 대통령은 또 "부동산 문제가 임기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이었다"면서 "정책에 있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한 점이 가장 아픈 일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을 연일 비판하며 차별화에 나서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도 부동산 문제에 대한 반성문으로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모양새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도 윤 후보를 정조준하고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윤 후보의 발언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윤 후보의 발언을 '공개적인 정치 보복 선언'으로 규정하고 "윤 후보가 당선되면 없던 죄가 생기는 꼴"이라면서 "염치도 없고 신의도 없고 상식도 없는 정말 망발, 오만함의 극치"라고 직격했다.

윤 의원은 윤 후보가 측근 한동훈 검사장을 '독립운동가'로 추켜세운 것에 대해서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은 일본 제국주의자가 되는 것"이라면서 "모든 것이 국민이 우선이 아니라 검찰이 우선인 듯한 느낌이다.

참 나쁜 대통령 후보"라고 질타했다.

마침,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선대위 사령탑을 맡아 친문·호남 진영 등 '집토끼' 단속에 나선 상황이기도 하다.

이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소셜미디어(SNS) 등 자제령으로 '입단속'에 나섰다.

반면, 윤 후보의 발언이 정권 심판론을 자극해 오히려 야권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권 내에서 제기된다.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정권 심판론이 연장론보다 우세한 데 지금 윤 후보가 다 끌어안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라며 "오히려 야당 지지층의 결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