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우습게 봤다가…메타의 '뼈저린 실수'

저점 찍고 반등한 메타, 앞으로도 계속 오를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분석
"메타, 틱톡 성장세 대비 못 해"
빅테크 사이 경쟁 심화도 리스크
지난 10년간 미국 성장의 원동력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였다. 거대한 몸집으로 경쟁의 위협 없이 수십 년 동안 이익을 누리는 '자연적 독점' 지위를 누려왔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성장세는 위기에 처했다. 메타(옛 페이스북)가 단적인 예다. 지난 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26.39% 하락하며 나스닥을 뒤흔들었다.

메타는 9일 전일 대비 5.37% 상승하며 크게 반등했지만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메타가 글로벌 숏폼 플랫폼 틱톡의 성장을 예측하지 못한 점과 빅테크(대형정보기술기업) 사이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메타가 경쟁자로 떠오른 틱톡을 충분히 견제하지 않았다고 봤다. 틱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0억 명으로 36억 명에 달하는 메타보다 적다. 하지만 성장세가 매섭다. 2018년 1월 틱톡의 월간 활성이용자는 5500만 명에 불과했지만 3년 만에 이용자가 18배 넘게 증가했다. 반면 메타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의 사용자 수는 정체기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점과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는 점도 틱톡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틱톡이 미국과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거듭한 기업이라는 사실도 주목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허가받았지만 2020년 8월 미국 정부는 바이트댄스에 틱톡의 미국 사업체를 매각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중국에서도 강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중국의 개인정보가 미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바이트댄스의 미국 증시 상장을 막았다.

이코노미스트는 "한때 미디어 거물인 타임워너의 사장이 넷플릭스를 오합지졸을 의미하는 '알바니아 군대'로 일축했었다"며 "실리콘밸리도 틱톡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적이 없었고 이는 큰 실수"라고 했다. 빅테크 사이 경쟁이 심화됐다는 점도 메타에게는 리스크 요인이다. 중복되는 시장에서 5대 빅테크(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의 매출 비중은 2015년 20%에서 지난해 40%로 증가했다. 미래에는 중복되는 영역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든 기업들이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메타의 실적 발표는 이런 우려를 심화시킨다. 메타의 클라우드 부문 실적은 호조됐다. 하지만 아마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도 적극적으로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클라우드 부문에서의 수익성은 크게 높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