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칼럼] 대선후보 배우자 위기극복 사과 & 이미지 전략 : 김혜경 vs 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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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퍼스트레이디의 사과를 통한 이미지는 실제보다 강할 수 있다

법적으로 지위가 보장된 미래의 퍼스트레이디인 여야 대선 후보 부인들의 사과를 통한 이미지는 실제보다 강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보여지는 이미지를 보고 사과의 진정성을 판단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성성이 없는 허울뿐인 이미지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배신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대국민 사과를 위해 기자회견을 했다. 김건희씨와 김혜경씨는 기자회견장에서 몸을 낮춰서 인사하며 모두 자신의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고 했다.
베이지칼라 정장에 하프 터틀넥 vs 블랙칼라 정장에 포인트 스카프

아직 본격적으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모습만 보아도 상반되는 이미지인 것은 자명해보인다. 블랙바지정장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고 볼륨단발을 한 김건희씨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감성으로 호소했다. 반면에 베이지바지정장에 크림색 하프 터틀넥을 입고 인컬단발을 한 김혜경씨는 국민들에게 감성은 배제한 체 이성으로 호소한 편이었다.미래의 퍼스트 레이디는 대통령의 정책 결단에 큰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외교무대에선 ‘대한민국’을 대표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의 배우자 사과를 통한 이미지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크기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아쉬운 질의응답 VS 없었던 질의응답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허용한 김혜경씨의 기자회견에 국민들의 큰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닌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에 김건희씨는 사과입장을 밝힌 후 기자들의 추가 질의응답에 답변하는 시간을 별도로 갖지 않아서 의혹해소에 아쉬움을 남겼다. 기자회견을 해도 아쉬웠고 안해도 아쉬웠다면 어느쪽이 더 나을까?위기 극복을 위한 사과 커뮤니케이션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즉각적인 사과나 설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조직의 명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은 스스로의 이미지나 명성을 보호하고,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직의 적극적인 방어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쿰즈(Coombs)에 의하면,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이미지 회복 전략을 정리하고, 책임을 지고자 하는 정도에 따라 이미지 회복 전략들을 나누었다. ‘공격자공격(attack the accuser)’, ‘거부(denial)’, ‘변명(excuse)’, ‘정당화(justification),’ ‘환심사기(ingratiation)’, ‘개선행위(corrective action)’, ‘사과(full apology)’ 등이다.김혜경씨와 김건희씨는 과연 사과를 했는가?

위기의 유형은 외적인 원인과 내적인 원인, 의도적 원인과 비의도적 원인 등 두 가지 차원으로 나눌수 있다. 대체적으로 보다 내적이고 의도적 원인에서 발생한 위기 사건일수록 보다 조직의 책임성이 더 크다고 본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조직에 책임성이 있는 경우 공중들에게 방어적인(defensive) 전략보다는 수용적인(accommodative) 전략이 효과적이다.

이미지 회복 전략 등 조직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전략적 기능과 역할 수행 등 기능적 측면에만 목적을 두어서는 안 된다. 헤릿(Hearit)은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의 일종인 광의의 사과(apologia)의 개념을 들어 위기 상황에서 사과의 역할이 단순히 잘못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고 공공의 승인을 얻고, 궁극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때 김혜경씨와 김건희씨는 과연 진정한 사과를 한 것인지의 판단여부는 국민의 몫이고 관점에 달라질 것이다.
사과에서 신뢰 회복을 위해 중요한 요소는 사과 당사자의 책임성 표현이다.
사과는 사회적 인간으로서 우리와 다른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매개하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 형식 중의 하나일 것이다. 가해자 측의 사과가 없는 경우에는 오히려 피해자 측의 화, 모욕감 등의 감정이 증폭된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가해자와의 갈등을 악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사과가 없는 것만큼이나 진정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방식의 사과 또한 부정적 효과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사과하는 방식은 신중해야 한다.대선후보 배우자를 평가하는 종합적 인식체계, PI 이미지전략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은 물론 대선후보 배우자의 이미지와 브랜딩파워를 높이기 위한 PI(President Identity) 전략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PI(President Identity)란 상호작용의 결정체다. 이미지는 유권자가 정치인이나 정당을 평가하는 종합적 인식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는 단순히 개인적 매력이나 카메라에 대한 친숙성보다는 훨씬 더 본질적이고 복합적인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대선후보 배우자의 이미지는 유권자가 인식하는 배우자 외향에 관련된 차원과 배우자와 관련된 개인적 속성의 조합이며, 이는 개별 유권자의 개인적 속성과 선유경향과의 상호작용을 거쳐서 생성되는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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