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김상조, '디스커버리' 일부 손실…채이배도 투자

경찰, 회수 여부·내부 정보 사전 접근 가능성에 수사 집중
장하성 주중대사 부부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사모펀드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로 상당액을 손실한 정황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다른 투자자들과 달리 투자액을 일부라도 회수했는지, 그 경우 장 대사의 동생인 장하원씨가 대표로 있는 이 펀드 운용사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측과 미리 정보 교류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또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현 민주당 공정시장위 공동위원장)도 이 펀드에 투자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 중 정치권 유력 인사들이 추가로 확인될지도 관심사다. 1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디스커버리 펀드 환매 중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지난해 7월 디스커버리 사무실을 압수 수색해 확보한 투자자 실명·투자액 파일에는 장 대사 부부가 2017년 7월께 약 60억원을 펀드에 투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 대사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부임한 지 2개월 뒤였다.

또 비슷한 시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던 김 전 실장이 4억여원을 투자했으며 장 대사가 몸담았던 고려대 교수들도 투자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후 디스커버리 펀드는 미국 현지 자산운용사가 법정관리를 받게 되고, 자산 운용사의 불완전 판매와 부실 운용 등 문제로 환매가 중단돼 개인·법인 투자자들이 수천억 원대의 피해를 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환매 중단으로 은행 등이 상환하지 못한 잔액은 모두 2천562억원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다른 피해자들과 마찬가지로 장 대사 부부와 김 전 실장도 환매 중단 여파로 투자금 상당액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채 전 의원도 투자금 일부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이 다른 일반 투자자들과 달리 나머지 투자액을 회수했는지, 디스커버리 측에서 손실 위험에 관한 언질을 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대다수의 피해자는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고 만기도 2∼3년으로 긴 폐쇄형 펀드에 투자했으나, 경찰은 장 대사 부부와 김 전 실장 등이 만기가 수개월에 그치며 중간에도 자유롭게 입출금을 할 수 있는 개방형 펀드에 투자했을 가능성까지 따져보면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를 대리하는 신장식 변호사는 "장 대사 부부 등이 투자한 상품이 개방형인지, 폐쇄형인지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라 실제 투자금 회수가 있었는지와 그 시기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며 "손실을 예상하거나 이미 손해를 본 상태에서 투자금을 일부라도 회수했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전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장 대표를 소환한 경찰은 그가 펀드의 위험 발생 가능성을 감추고 투자를 받았는지와 부실 운용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생의 사모 펀드에 가입해 환매 관련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장 대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부실 사고가 발생한 펀드 투자와 관련해, 사고 이후 일체의 환매를 신청한 사실이 없고, 따라서 환매금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