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품보다 40% 싸게 판다"…화장품 '리필 매장' 가봤더니 [이미경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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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필스테이션' 이것만은 알고 가자'인(人·사람)사이트(site·현장)'는 사람을 만나 듣고, 현장을 방문해 직접 본 내용을 토대로 작성합니다. 보고 싶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제보해주세요. 직접 듣고 보고 확인해 업계 얘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니스프리 건대점 '조제관리사 없는 리필 매장'
지난해 규제샌드박스 시범사업대상으로 선정
본품 대비 가격 40%가량 저렴하다는 장점
입구 좁은 용기 등은 사용 제한
판매하는 화장품 수도 아직 적어
뷰티업계, ESG 내세우며 리필스테이션 확대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에서 화장품을 소분하는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01.28875293.1.jpg)
'규제 샌드박스'…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판매장 시범운영
지난 9일 기자는 '조제관리사 없는 화장품 리필 판매장'으로 지정된 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 스테이션을 찾았다.![서울 광진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 모습. [사진=이미경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2202/01.28875310.1.jpg)
하지만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통해 화장품 리필 매장에서 화장품 조제관리사 없이 매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니스프리와 알맹상점의 일부 매장이 2년간 화장품조제관리사 없이도 리필을 판매할 수 있는 시범사업대상으로 선정됐다. 대신 대한화장품협회가 진행하는 화장품 관리 교육·훈련을 받은 직원이 매장에 배치된다.이달 7일부터 조제관리사가 없는 리필 스테이션 매장으로 운영된 이니스프리 건대점은 방문자가 직접 화장품을 소분할 수 있는 매장이다. 하지만 매장 직원은 소비자가 직접 화장품을 소분하기 보다는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화장품을 정량으로 담는 것이 어려워 숙련된 직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만족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구매한 샴푸 199mL은 190mL어치의 가격으로 계산돼 총 금액은 4180원이 나왔다. 동일 제품의 판매용 포장 용기에 담긴 샴푸 가격이 480mL에 1만8000원임을 고려하면 리필스테이션에서 판매하는 가격이 약 41% 저렴한 것이다.
사용 가능 용기 제한적…뷰티업계, ESG 내세워 리필스테이션 '확대'
아직 리필스테이션에서 제공하는 화장품의 종류가 매우 적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현재 이니스프리 건대점 리필스테이션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카밍 샴푸' '컴포팅 바디 클렌저' '임브레이싱 핸드워시' 3종이다. 리필스테이션 화장품이 클렌징 제품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스킨·로션·에센스 등 스킨케어 제품 리필을 원했던 소비자라면 아직은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하기엔 이르다. 실제로 규제 특례로 화장품조제관리사의 배치 의무가 면제된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는 리필 화장품의 종류는 샴푸, 린스, 바디클렌저, 액체비누 등 4종뿐이다.
실제 뷰티·유통업계는 ESG의 일환으로 리필스테이션을 확대하며 플라스틱 배출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아로마티카와 알맹상점은 2020년 6월 리필스테이션을 오픈했고, 아모레퍼시픽은 같은해 10월 샴푸·바디워시 제품 등을 소분해 쓸 수 있는 아모레스토어 리필 매장을 경기 수원시 광교점에 오픈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을 리필 용기에 나눠 판매하는 '빌려쓰는지구 리필 스테이션'을 지난해부터 이마트 죽전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탈모 샴푸 '닥터그루트'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중심으로 리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리필스테이션을 선보이는 등 관련 매장을 확대해나가는 추세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