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에쓰오일…악재 속 실적 호조

비용 상승을 제품가에 반영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있고, 가격 인상 후에도 점유율이 떨어지지 않는 기업에 투자하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제시한 인플레이션 시기 투자법이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병목현상으로 물류비가 치솟는 상황에서도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은 ‘가격 전가’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롯데칠성은 10일 0.60% 오른 1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 동안 7.74% 상승했다. 이 회사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9.8% 급증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48.8% 웃도는 ‘깜짝 실적’이었다. 지난해 두 차례 주력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 최근 소주 가격 인상 기대가 높아지면서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에너지 가격 상승이 실적에 보탬이 된 기업도 있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3.7%, 581.7% 급증했다. 석유제품 수요 회복과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판매단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이 크게 개선됐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은 석탄 가격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3.9% 증가했다.

대한항공은 공급 병목현상과 물류비 상승의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사들의 적자 상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