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 대표의 배수진 "주가 15만원 될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

성과급·스톡옵션 행사도 보류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사진)가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카카오 주가 15만원 회복을 목표로 제시하고, 목표 달성까지 자신은 법정 최저임금을 받겠다고 했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10일 사내 게시판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크루(카카오 직원), 사회, 주주들에게 의지를 보여주자는 결론을 냈고 주가 15만원 회복 목표를 잡았다”고 발표했다. 카카오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타개책으로 내세운 발표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6월 역대 최고인 17만3000원을 찍은 뒤 줄곧 하락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지난해 9월 11만원대로 하락했고, 올초 카카오페이 임원진 스톡옵션 주식 ‘먹튀’ 논란으로 현재 8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남궁 대표 내정자는 “카카오 주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제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일체 보류하며, 15만원이 되는 그날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대표이사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면 그 행사가도 15만원 아래로는 설정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창사 이후 임직원에게 15만원 이상 스톡옵션 행사가를 지정한 적은 없다.

그는 “주가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는 않지만 제 의지와 목표의식을 공유하는 가장 쉽고, 명료한 잣대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 대표이사로서 배수진을 치고 다시 카카오가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남궁 대표 내정자는 과거 다른 기업 대표로 재직할 때도 책임경영 행보를 보여왔다. 그는 2010년 CJ인터넷 대표로 10억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였다. 2012년 위메이드 대표 때도 자사주 15억원어치를 샀다. 당시 위메이드는 “높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책임경영 의지와 성장에 대한 강한 확신 때문”이라고 주식 취득 목적을 밝혔다.

10일 카카오 주가는 전날 대비 1.39% 오른 8만7300원으로 마감했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단순하게 대표 개인의 의지를 확고히 드러내는 것이 주가 상승으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며 “기업의 구조적 혁신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