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확진 늘어난 오미크론…치명률 높아져 독감의 2~4배

2주새 0.16%서 0.22%로 늘어
줄어들던 위중증도 반등 조짐
치명률이 델타의 5분의 1에 그쳐 ‘계절독감’ 수준으로 알려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경증이 대부분인 젊은 층의 확진 비중은 줄어들고, 고령층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0.22%라고 10일 밝혔다. 지난달 24일 발표했던 치명률(0.16%)보다 0.05%포인트 높아졌다. 당시 질병청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델타(0.8%)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는데, 2주 새 델타의 3분의 1 수준으로 높아졌다. 독감(0.05~0.1%)과 비교해도 2.2~4.4배 더 높다. 의료계 일각에서 “오미크론은 결코 독감보다 가볍지 않다”는 경고가 나오는 배경이다.위중증률은 70대 이상부터 눈에 띄게 높았다. 오미크론의 연령별 위중증률은 △80대 이상 9.3% △70대 3.6% △60대 0.3% 순이었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높아진 건 최근 고령층 확진자 비중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9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5만4122명 가운데 11.1%는 60세 이상이었다. 지난달 26일만 해도 이들 연령층의 비중은 7.8%로 한 자릿수에 그쳤는데 2주 새 3.3%포인트 늘었다. 확진자 수로 치면 1127명에서 6008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비해 오미크론 확산을 주도했던 10대 이하 비중은 30.8%에서 26.3%로 감소했다.

꾸준히 줄어들던 위중증 환자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282명으로 이틀 전(268명)에 비해 늘어났다.전문가들은 확진자 규모가 커지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조만간 증가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오미크론 점유율이 90% 이상인 미국에선 델타 유행 때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0일 “백신 접종이 크게 일반화되지 않았던 1년 전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1주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사망자는 2568명으로 지난해 9월 초(약 2000명)보다 훨씬 많았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