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에 강력 분노"…대선판 뛰어든 문 대통령

文, 적폐수사 발언 사과 요구
尹 "보복없다" 사태확산 차단
< 文-尹 격돌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적폐 청산 수사’ 발언에 대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 대상으로 몰았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청와대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왼쪽)과 서울 양재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 후보. /연합뉴스·국민의힘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시 현 정부에 대한 적폐 청산 수사를 언급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대선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야당 대선 후보를 직접 겨냥하고 나선 초유의 사태다. 윤 후보는 “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단어는 없다”며 사태 확산 차단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를 향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및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대선 후보가 정치보복을 사실상 공언한 것은 본 일이 없다”고 윤 후보를 비판했다.윤 후보는 이날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당선되면 어떤 사정과 수사에도 관여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는 “문 대통령도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해왔다”며 “저 역시도 권력형 비리와 부패는 늘 법과 원칙, 공정한 시스템에 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고 했다. 사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문 대통령이 저와 똑같은 생각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비껴갔다. 윤 후보는 전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초기처럼 전 정권 적폐 청산 수사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할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문 대통령을 향해 “야당 후보를 흠집 내려는 행위는 명백한 선거 개입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임도원/성상훈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