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월 물가 7.5% 상승…또 40년 만에 최고치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동기보다 7.5% 상승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 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월 CPI가 1년 전에 비해 7.5% 올랐다고 10일 발표했다. 1982년 2월(7.6%) 후 최대 상승폭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7.3%를 웃돌았다.

美 중고차·기름값 40% 급등…Fed 긴축정책 더 강화할 듯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6%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0.4%)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작년 동기보다 6.0%, 전달보다 0.6%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부는 “휘발유 가격이 1년 전보다 40% 올랐고 중고차 가격도 40.5% 뛰어 전체적인 소비자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기업들의 구인난도 심해지고 임금이 뛰고 있는 것도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인플레이션이 심화함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정책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Fed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올해 중반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더 오래갈 경우 이에 따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시간이 가면서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3월에 금리를 0.5%포인트까지 올릴지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9일 CNBC방송에 출연해 “0.25%포인트 인상을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모든 선택지가 준비돼 있다는 점은 알기 바란다”고 말했다.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대해선 과거 긴축 시기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스틱 총재는 “꽤 크게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올해 Fed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Fed가 세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일곱 차례 인상을 예상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