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하철 시위 지켜본 시민들 "오죽했으면" vs "자제해야" [이슈+]

전장연, 5일 연속 출근 시간대 시위
열차 운행 10분 정도 지연…'불만' 속출
시민 "타인의 불편함 고려할 줄 알아야"
"회사 지각…장애인에 대한 시각 변화"
사진=연합뉴스
장애인 단체가 서울에 있는 각종 지하철역에서 이동권 보장 촉구 시위를 벌이면서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단체가 지난주 하루도 빠짐없이 시위를 이어가자 일부 시민들은 "이건 정말 너무하지 않느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달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라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 11일 오전 7시30분부터 지하철 충무로역과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동대문역, 한성대입구역 승강장에서 휠체어를 출입문 사이에 끼우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로 인해 열차들은 10분 정도 동안 움직이지 못했고, 운행이 지연됐다.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대선 후보들에게 장애인의 이동권·교육권·노동권·탈시설 권리를 위한 예산을 공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서도 이와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으며 약 1시간 20분 동안 진행된 끝에 종료됐다.

전장연의 시위를 경험했던 시민 대부분은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안타까운 상황인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시위를 펼치는 건 옳지 않다는 의견이었다.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 씨(33)는 한경닷컴에 "장애인 단체에서 벌이는 시위라 말하기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분명 잘못된 방식"이라며 "자신의 불편함만큼이나 타인의 불편함도 고려할 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날 시위로 인해 회사에 지각했다는 B 씨(28)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억울한 사유로 회사에 늦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할 것"이라며 "평소 장애인들에 관한 악감정도 없고, 오히려 사회적으로 좀 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시위를 보면서 생각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이건 정말 너무하지 않느냐"고 분노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오죽하면 장애인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시위를 벌이겠느냐는 의견도 소수지만 존재했다. 대학생이라는 C 씨(21)는 "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이 갈수록 커지니 이런 시위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달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5일 연속 출근 시간대 불편함을 겪은 시민들은 이날 전장연 회원들에게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