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회사 하만 통해…獨 AR 스타트업 품었다

디스플레이·내비에 AR 적용
하만, 작년 영업이익 6000억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장사업 자회사인 하만을 통해 독일의 증강현실(AR)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차량 내부를 디지털화하는 ‘디지털 콕핏’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독일 스타트업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2017년 설립된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자동차 앞유리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AR기술로 정보를 띄우고 길 안내를 해주는 식이다. 앞으로 하만은 디지털 콕핏 제품에 아포스테라의 AR 기술을 적용해 전장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방침이다.

크리스티안 소봇카 하만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은 “아포스테라 AR 솔루션을 통해 차량 내 물리적인 환경과 AR을 끊임없이 연결해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더 풍부한 AR을 경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하만은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과 물류대란 속에서도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약 10배 늘어난 것으로, 인수 이후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유럽과 북미 지역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잇따라 디지털 콕핏 수주를 따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는 전장사업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하만의 주력 사업인 디지털 콕핏과 텔레매틱스(자동차용 무선통신),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가 늘어날수록 수혜가 예상된다.

하만은 메르세데스벤츠 고급 전기차 모델 ‘EQS’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BMW가 지난해 출시한 고급 SUV 전기차 모델 ‘아이엑스(iX)’에도 5G 차량용 통신 장비를 납품했다. 자동차 오디오 사업에서는 지난해 출시된 제네시스 GV60와 올해 출시된 G90에 하만의 오디오 브랜드 뱅앤울룹슨의 사운드 시스템을 공급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