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이준석 "조건없는 단일화 마다할 이유 없어"…安측 "접촉 없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야권 단일화와 관련, “야합 같은 게 없다면 단일화를 마다하거나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이 대표의 태도도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래리더스포럼 초청 강연에서 “협상 과정에서 조건을 거는 게 단일화”라면서도 “만약 정권교체 대의에 있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에서 조건 없이 한다면 그 판단 자체를 높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윤 후보가 앞서 ‘10분 안에도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한 데 대해선 “지도자 간 대화는 신뢰만 있으면 오케이, 끝”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이태규 국민의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윤 후보 측과) 현재 책임 있는 접촉이나 논의는 전혀 없다”며 “안 후보는 자기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는 “정말 단일화 논의가 있다면 그건 후보의 영역이지 이 대표 영역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을 거론하며 “그곳의 책임 있는 분들이 논의나 접촉을 요청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안 후보의 응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또 “안 후보는 본인의 길을 굳건하게 가고 싶어 하는데 두 당이 일방적으로 단일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제안한 것처럼 언론에 흘린다”며 “강한 불쾌함과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연일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안 후보는 단일화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며칠 만에 말을 바꾸면 정체가 뭐냐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가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리는, 왜 출마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지 않냐”고 지적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