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우크라 담판…62분간 통화 소득 없었다

양국간 계속 연락 하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62분간 전화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러시아와 미국 등 서방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미·러 두 대통령의 통화가 돌파구 마련의 계기가 될 지 관심이 모였지만 뚜렷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4분께 통화를 시작해 낮 12시6분께 마무리했다. 이번 통화는 푸틴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러시아는 당초 오는 14일 전화통화를 원했지만 미국이 이날로 앞당길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작년 12월에도 우크라이나 위기 해소를 위해 두 차례 통화했지만 양측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해 해법 마련에 실패한 바 있다. 이날 통화에서도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을 감행한다면 미국은 동맹, 파트너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러시아가 신속하고 심각한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동맹과 충분한 조율을 통해 외교에 러시아와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다른 시나리오에도 똑같이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배치하고 있다. 이에 미국 등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제기하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가혹한 경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제기한 모든 주제를 다뤘다면서도 몇 주간 전개된 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두 정상은 향후 며칠간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양국의 관련 팀들이 계속 연락하기로 합의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이날 미·러 대통령 간 통화에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35분간 전화통화를 가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미국은 여전히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외교적 경로를 찾기 위해 진지한 논의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미국이 전달한 서면에 대한 답변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곧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침공 의사는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라브로프 장관이 통화에서 러시아가 긴장완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분명하게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미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