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화시계 카운트다운 시작됐다…방식 등 수싸움 고차방정식

安 여론조사 경선 제안에 尹측 정치적 합의 요구…사실상 '양보' 압박
단일화 후 '지분' 놓고도 극심한 진통 예상…2차 데드라인은 28일
대선 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공식 제안에 따라 야권 단일화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이날 단일화 제안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안 후보가 각자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유튜브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를 향해 "정권 교체,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안 후보와 참모들이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거듭 완주 의지를 밝혀온 가운데 선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하는 쪽으로 급선회한 모양새다.윤 후보 측도 안정적인 정권 교체를 위한 단일화 필요성에 대해선 큰 틀의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앞으로는 구체적인 방식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安 '여론조사 경선'에 카드 尹 '후보간 담판' 정치적 합의 무게
일단 안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꺼냈다.

그는 회견에서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합의했던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님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지을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양당은 '야권 단일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적합하다(경쟁력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후보간 일대일 담판에 따른 정치적 합의에 의한 단일화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최근 다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이 안 후보에 서너 배 앞선 상황에서 경선은 무의미하다는 이유를 내세운다.

'역선택'에 대한 우려도 깔렸다.

후보 간 담판에 의한 정치적 합의는 사실상 안 후보의 '양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지금 자기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점치는 건 과한 것 아닌가"라며 "정권 교체를 위해 가장 현명한 판단이 무엇인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후보 측은 이미 전날 오후 비공식으로 여론조사 경선에 의한 단일화를 제안했으며, 윤 후보 측 공식 라인은 내부 논의를 거쳐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논의에 참여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론조사 경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데 당 지도부와 선대본부 수뇌부 의견이 일치한다"고 전했다.

안 후보의 자진 사퇴를 압박해온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 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군요"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 安에 총리 제안? 공동정부? 지분 협상도 뇌관…2차 데드라인은 28일
단일화 이후의 '지분' 분배도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후보뿐 아니라 주변의 이해관계도 얽힌 만큼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보다 오히려 더 극심한 진통을 야기할 수 있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벌써 윤 후보로의 단일화를 전제로, 대선 승리 시 안 후보에게 어떤 역할을 부여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기도 한다.

안 후보에게 새 정부 초대 책임 총리를 제안하는 방안부터 공동 정부 내지 연합 정부 수립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으나, 윤 후보 본인과의 교감을 바탕으로 한 논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가 각자 후보 등록을 마친 만큼 이제는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을 2차 데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물밑 의견 교환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양측이 사전 투표일인 3월 4∼5일 전까지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