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을 원하는 이들의 실체는 [정인설의 워싱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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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즐기는 세력들은 누구 - 주간 증시 전망
러시아, 16일에 우크라이나 침공하나
우크라이나와 인플레이션이 얽히고 설킨 실타래처럼 꼬이고 꼬여 있습니다. 주식 뿐 아니라 채권과 외환, 원자재 시장까지 요동치게 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파생돼 에너지 가격과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고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긴축 리스크 때문에 시중금리가 널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사록 쇼크'를 주의해야하는 날입니다. 16일엔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됩니다. "양적긴축을 앞당길 수 있다"는 한 마디로 시장을 공포로 몰고간 12월 FOMC 의사록처럼 이번엔 어떤 말로 시장에 충격을 줄 지 예의주시해야합니다.
그들의 속내를 알아야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주 '정인설의 워싱턴나우'에선 우크라이나 사태와 인플레이션 위기를 즐기는 세력들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푸틴의 셈법은
여기까진 확인된 공식 정보이고 미확인 뉴스도 넘쳐납니다. 16일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란 정보가 나왔습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한 소식이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방국 정상들에게 화상으로 이런 정보를 공유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도 전했습니다. 물론 러시아는 부인했습니다.
그래도 러시아는 이런 상황을 즐깁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최대 수혜자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 우크라이나발 공포를 즐기고 있습니다. 먹을 게 많은 판이기 때문입니다. 더 오래 가기를 원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아프간 트라우마'와 '인플레 불만' 극복이 최우선
그래서 이번엔 "우크라이나를 떠나라"고 수차례 방송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탈레반의 능력을 과소평가했던 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러시아 전투력과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뉴스는 과할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배신당한 프랑스 "미국에 복수"
우크라이나 사태의 핵심은 '미·러 전쟁'이지만 유럽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그 가운데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나라로 프랑스가 꼽힙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핵심 돈줄이자 최대 병력 공급원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인 DNA에 남아 있는 '앵글로 색슨족에 대한 불신감'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런 국민적 감정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모를 리 없습니다. 게다가 4월10일 프랑스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11월에 중간선거가 있는 바이든 대통령보다 마음이 더 급합니다.
그래서 마크롱 대통령은 철저히 적극적으로 혼자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미국의 뒷통수를 쳐서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 겁니다.
러시아도 그 점을 알기 때문에 미국 뿐 아니라 프랑스도 상대합니다.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 통화 할 때마다 마크롱 대통령과도 통화하는 이유입니다.
어쩌다 평화주의자가 된 독일 "빨리 끝내자"
겨울이 올 때마다 천연가스 때문에 '난방열사'가 돼 러시아에 굽신굽신해야 합니다. 러시아에서 생산한 가스는 중간에 우크라이나 같은 나라를 거쳐야 해서 그 나라 눈치도 봐야 합니다. 지금처럼 에너지 가격이 뛰고 있는 인플레이션 시대엔 입지가 더 좁습니다. 게다가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처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올라프 숄츠 총리가 뛰어야 합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1%대 물가상승율이 5%대가 된 뒤 독일의 애간장은 더욱 녹습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러시아에 호전적이지 않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용히 빨리 끝나길 원하고 있습니다.
미·러·불·독 '동상이몽' 속 출구전략은
러시아가 조용히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늘리면 미국과 NATO는 "러시아 때문에 우리도 군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러시아는 "서방이 갈등과 전쟁을 조장한다"고 비판합니다. 이에 미국은 "곧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준비를 마쳤다"며 "푸틴 결정만 남았다"고 정리해줍니다. 그러면 러시아는 "가짜 뉴스"라고 대응하고 미국은 "러시아가 침공하면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미국은 NATO를 지원하는 것이지 러시아와 직접 맞짱뜨고 싸울 일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건 또다른 세계대전"이라고 러시아와 직접 전쟁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외교적 해결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습니다. 최악의 경우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그 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러시아는 반대로 미국과 서방이 갈등을 조장한다고 홍보전을 해왔습니다. EU가 존재감 없는 가운데 프랑스와 독일은 단독 플레이를 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둘러싼 갈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가 '원샷 대화'로 대립을 끝낸 장면을 다시 보게 될까요.
문제는 다들 생각이 제각각이라는 겁니다.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제 코가 석 자'고 '손 안대고 코 풀고 싶은 생각'이 우선합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주요 4개국 정상 사이에 신뢰가 투텁지 않은 편입니다.
12월의 '의사록 쇼크' 재현될까
16일에 나올 1월 FOMC 의사록을 잘 봐야 합니다. 3월 '빅스텝 인상'을 시사하거나 조기 양적긴축을 암시하는 발언이 들어가 있으면 '12월 쇼크'가 재현될 수 있습니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 FOMC 투표권이 있어 그런 지 매파(통화 긴축 선호) 대표주자 인걸 은근히 즐기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3월 50bp 금리 인상"과 "2월 긴급 FOMC 개최" 등을 주장했는데 또 다른 충격적 발언을 준비했을 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18일엔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 등과 함께 한 포럼에서 연설자로 나섭니다.
그들이 오래됐지만 위력은 여전한 '우크라이나 위기'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잘 이용하는 배경인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도 양대 변수로 인한 출렁거림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소식들이 전해졌음 합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