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휴게소 '비대면 서비스'…로봇이 음식 만들고 서빙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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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수납도 비대면 강화화물차 기사 A씨는 직업 특성상 고속도로에서 식사를 자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휴게소에 손님이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하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차 안에서 김밥을 먹거나 식사를 거르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휴게소에서도 휴대폰으로 음식 주문·결제가 가능해졌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있는 식사가 가능해지면서 근로 조건도 훨씬 나아졌다.
간편결제로 편의성 높아져
주유 때 미납통행료 납부 가능
업무 특성상 야간 운전을 자주 하는 버스기사 B씨는 운전 중 졸음이 오면 곧장 휴게소에 들러 잠을 쫓는다. 커피가 졸음을 떨치는 데 좋지만, 막상 야간에는 운영하는 매장이 적어 커피 자판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에 로봇 바리스타 매장이 생겨나 야간에도 원하는 음료를 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코로나19는 우리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바꿨다. 그리고 이렇게 바뀐 일상이 새로운 표준이자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런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한 우수 사례 사업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뉴노멀에 맞춘 휴게소 풍경
고속도로 이용 차량은 하루평균 450만 대를 넘는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인 만큼 코로나19 대비는 필수적이다. 비대면·비접촉 서비스의 도입도 불가피해졌다.한국도로공사는 대인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비대면 음식 주문 서비스를 166개 휴게소에 도입했다. 스마트폰 앱이나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이다. 휴게소 직원과 고객 간 접촉이 최소화돼 방문객들이 휴게소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앞서 언급된 화물차 운전기사 A씨처럼 시간에 쫓기는 이들의 주문 대기시간을 단축해 시간 낭비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조리와 서빙도 로봇이 담당한다. 공사는 커피 및 음식 조리, 반찬 서빙 등이 가능한 로봇을 휴게소에 시범 도입해 소비자로부터 기대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로봇 조리 판매장에서는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주문·결제가 가능하다. 바리스타 로봇은 화성(목포 방향)·옥산(부산)·동해(삼척)·장흥정남진·오창(남이)·경산(서울)휴게소에서 운영 중이다. 화성(목포)휴게소에서 운영 중인 조리 로봇은 치킨 피자 등 간단한 요리 위주로 제공하지만 일정한 맛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이서(순천)·화성휴게소에서는 로봇이 서빙도 한다. 서빙 로봇은 미리 입력된 동선을 따라 고객에게 부족한 반찬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로봇에 장착된 센서를 이용해 고객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다. 매장 내 고객 이동으로 인한 혼잡도를 줄이는 효과도 있어 일거양득이다. 미래의 식당 모습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한국도로공사 측의 설명이다.
○주유하면서 미납통행료 납부
공사는 통행료 수납과 관련해서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편의성을 적극 도모했다. ‘고속도로 통행료’ 앱과 홈페이지를 개편해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이전에는 공인인증서나 카드번호 입력 등의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미납통행료를 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영업소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신청해야 했던 통행료 환불도 모두 비대면으로 처리된다.고속도로 셀프주유소에서 주유하며 미납통행료를 납부할 수도 있다. 셀프주유기에 관련 기능을 설치했다. 화면에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차량의 미납통행료 조회가 가능하며 바로 결제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80개 고속도로 주유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고속도로 이용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에만 급급할 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비대면·디지털화와 관련된 고객 서비스를 향상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시범 적용한 휴게소 비대면 서비스를 객관적으로 검증해 확대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