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스 “J&J과 마이크로니들 파티클 생산공정 개발 시작”

“크림형 화장품으로 도포 범위 넓힐 것”
라파스가 ‘미세침(마이크로니들) 입자(파티클)’ 기반 화장품 개발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과의 연구협약을 통해서다.

14일 라파스에 따르면 회사는 존슨앤드존슨의 계열사인 아시아태평양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과 얼굴 전체에 도포할 수 있는 마이크로니들 파티클의 생산공정 개발을 시작했다. 공정 개발을 마친 뒤, 마이크로니들 파티클을 존슨앤드존슨의 피부미용(스킨케어) 브랜드인 ‘닥터시라보’의 화장품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라파스는 지난 9일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과 마이크로니들 파티클 특허 기술 관련 연구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으로 마이크로니들 사업의 영역을 화장품에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존슨앤드존슨과 협업 시작

라파스와 존슨앤드존슨의 인연은 2015년 ‘차이나바이오 포럼’ 행사장에서 처음 맺어졌다.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흥미를 보인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관계자가 라파스의 포럼 장소로 먼저 찾아온 게 시작이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유효성분이 함유된 마이크로니들을 패치에 붙여 이를 피부에 흡수시키는 방식이다.

당시 라파스와 긍정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은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은 같은 해 11월,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전임상 체외실험(in vitro)에 돌입했다. 이후 인체적용 임상을 거쳐 양사는 2017년 8월, 존슨앤드존슨의 미국 자회사 네오스트라타에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품을 공급하는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네오스트라타는 2018년 3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 필러 제품을 출시했다. 라파스는 송풍인장 방식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인 'DEN'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의 마이크로니들 구조체는 주로 틀(몰드) 방식으로 제조돼왔다. 구조체 형태를 음각으로 만든 몰드를 제작한 뒤 재료를 부어 응고시켜 떼어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몰딩 제조 방식은 공정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몰드에서 재료를 떼어낼 때 발생하는 충격 등으로 제품을 균일하게 만들기 어려웠다.

라파스의 DEN은 몰드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두 개의 시트를 활용한다. 한 개의 시트에 생분해성 점성물질을 동그랗게 올려놓고 또 다른 시트를 맞붙인 뒤 떼어내는 과정에서 늘어난(인장) 물질의 중간을 절단하고 송풍을 통해 굳혀 마이크로니들을 제조하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되는 시트가 패치 역할을 한다. 라파스는 DEN을 기반으로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제조해 왔다.
라파스의 DEN 제조 방식 / 사진=라파스 홈페이지 캡처

화장품에 마이크로니들 입자를 넣는다

지난해 9월 라파스는 한 발 더 나가 마이크로니들 입자만을 손실없이 채취하는 방법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했다. 블레이드(칼날)로 시트 표면의 마이크로니들 입자를 긁어낸 뒤, 이를 진공흡입기로 빨아들이는 것이다. 최근 존슨앤드존슨과 맺은 연구 협약의 기반이 된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양사가 개발하는 마이크로니들 파티클은 크림 제형의 화장품에 사용된다. 유효성분을 함유한 마이크로니들 입자를 크림에 넣어, 크림을 문지르면 이 까끌까끌한 입자가 피부의 1차 방어벽인 묵은 각질층을 녹여 제거한다. 이후 유효성분이 피부 안으로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다.

또 점성물질로 레티놀과 비타민C 등 화장품 성분과 피부 진정 성분을 함께 혼합 사용해 피부 개선 효과를 높인다. 양사 간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본계약 조건 및 향후 일정 등은 비공개다.라파스 관계자는 “기존 패치 형태에 비해 크림 제형은 유효성분을 함유한 마이크로니들을 광범위하게 도포할 수 있다”며 “패치의 ‘국소 부위 케어’라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라파스와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은 2015년부터 협력하고 있다”며 “10년 이상 쌓아온 글로벌 대형 ODM사와의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화장품 분야의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의약품에서도 공동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