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보고 입금했는데 연락두절"…한 대학생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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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등 SNS 통한 거래 늘어나
SNS 거래 소비자 상담 건수 5.2배 증가
"대금 결제 후 연락 두절" 가장 많아
통신판매자사업자 여부 등 확인해야
# 대학생 이지은 씨(23)는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7만5000원에 파우치를 구매했다가 물건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다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것과 달리 디자인이 특이하고 판매자가 고객 맞춤형으로 수작업한다고 해서 구매하려 했다. 그런데 2주가 지나도 물건이 도착하지도 않고 판매자는 연락도 안 된다"며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불만을 제기할 고객센터도 없고 연락할 방법이라고는 다이렉트 메시지(DM)뿐인데 아무런 연락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상품 광고와 판매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일부 판매자들이 돈을 입금 받은 뒤 물건을 제대로 판매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30대 은행원 장모씨는 인스타그램의 한 수제청 판매자 계정에서 레몬청과 유자청을 구매했다. 장씨는 "앞선 게시글과 댓글을 보니 판매 내역이 많은 것 같아 의심 없이 결제했다"며 "카드 결제도 안 되고 계좌입금밖에 안 된다고 하긴 했지만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총 결제금액 5만3000원을 이체했다"고 말했다. 그는 "3일 뒤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고 돼 있었는데 배송은커녕 판매자 계정이 닫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2016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센터에 접수된 SNS 관련 상담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16년 월평균 2.7건이었던 상담 건수는 2021년 월평균 16.8건으로 약 5.2배 증가했다. 이 기간 총 상담 건수 731건 중 인스타그램과 관련한 상담이 486건으로 가장 많았고 페이스북(155건) 유튜브(90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담 이유로는 '대금 결제 후 배송이 지연되거나 사업자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가 238건(32.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청약철회·계약해지'가 213건(29.1%), '품질 불만'이 108건(14.8%) 순으로 나타났다.SNS가 공식 쇼핑몰이 아님에도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은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원이 2021년 11월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광고를 접한 경험이 있는 만 19세 이상의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42.6%가 TV·신문 매체와 SNS 인플루언서의 광고 신뢰도 수준이 비슷하다고 답했다. 심지어 28%는 SNS 인플루언서의 신뢰성이 더욱 높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SNS 거래를 통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거래 전 판매자가 '통신판매자사업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 홈페이지에서는 통신판매사업자 등록 및 피해 다발 사업자 여부를 직접 조회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특히 안전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판매자 계좌로 '직접 계좌이체' 등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SNS 플랫폼은 사업자와 소비자의 접점을 확대해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에게 다양한 상품 정보를 제공하는 반면, 불공정행위가 발생하기 쉽고 이로 인해 부정확한 정보들이 유통되는 등 양면성이 존재한다"며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