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마 희귀작 '비너스상' 경매에…시작가 40억
입력
수정
지면A30
서울옥션 22일 첫 메이저 경매미술품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잇달아 2월 경매를 연다. 각각 180억원, 87억원 규모로 열리는 이번 경매에서는 그림과 비너스 상을 결합한 구사마 야요이의 작품, 미국 뉴욕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만든 김환기의 달항아리 그림 등 추정가가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고가 작품이 여럿 나온 만큼 이번 경매의 흥행 정도를 통해 올해 미술시장의 열기를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외 회화·백자호 등 145점
이우환 작품은 시대별로 나와
케이옥션 87억 규모 109점 출품
추상화 거장 김환기 '항아리'
백범 김구가 쓴 '홍익인간' 글씨도
오는 22일 서울 신사동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서울옥션의 올해 첫 메이저 경매에는 총 145점(180억원 규모)이 출품됐다. 고가품이 즐비한 출품작 목록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건 시작가 40억원에 출품된 구사마 야요이(93)의 ‘무한 그물에 의해 소멸된 비너스 상’(사진)이다. 작가가 1998년 미국 뉴욕의 로버트 밀러 갤러리에서 선보인 연작 10점 중 네 번째 작품으로, 대표작 중 하나인 ‘인피니티 넷츠’ 그림 앞에 그림과 같은 무늬를 한 비너스 조각상을 세운 작품이다.이우환(86)의 작품은 시대별로 나왔다. 1982년에 제작한 세로 227㎝, 가로 182㎝의 대작 ‘선으로부터’(추정가 15억원)를 비롯해 1978년작 ‘점으로부터’(5억5000만~8억원), 1987년작 ‘동풍’(2억~3억원), 2002년작 ‘조응’(3억~5억5000만원)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해외 작가들의 작품도 여럿 출품됐다. 미국 인기 작가 사라 휴즈(41)의 회화 ‘Legal Guardian’(3억5000만~4억5000만원), 일본의 설치미술가 치하루 시오타(50)의 입체 작품 ‘State of Being’(4억3000만~5억원) 등이 눈길을 끈다. 고미술품으로는 청전 이상범(1897~1972)의 ‘귀로’(1억~1억6000만원)와 소정 변관식(1899~1976)의 ‘수촌’(8000만~1억5000만원), 조선시대 달항아리 ‘백자호(3억~5억원) 등이 나왔다.
23일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리는 ‘2월 경매’에서는 총 109점(87억원 규모)의 출품작 중 김환기(1913~1974)의 1958년작 ‘항아리’를 주목할 만하다. 달항아리와 함께 한국의 산과 달, 바다를 작가 특유의 푸른색으로 그린 작품이다. 2004년 환기미술관에서 열린 ‘김환기 30주기 기념전’에 나왔던 그림으로, 추정가는 12억~20억원이다.이우환 정상화 박서보 등 추상 대가들의 수작들도 대거 경매에 나왔다. 백색과 은은한 청색의 조화가 돋보이는 정상화(90)의 ‘무제 75-3’는 추정가 5억5000만~7억원에, 파란색 점들을 리듬감 있게 배치한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는 추정가 6억7000만~10억원에 출품됐다. 박서보(91)의 ’묘법 No. 23-77‘은 추정가 7억8000만~15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한국 전위예술의 선구자 김구림(86)의 ‘나무, 사닥다리’(7000만~1억5000만원), ‘물의 화가’ 안영일(1935~2020)의 ‘Water’도 시선을 끈다. 김종학의 100호 대작 ‘설악산 풍경’(2억2000만~3억5000만원)도 경매에 오른다.
한국 근현대사의 중심 인물들이 남긴 글씨도 만날 수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건국치안(建國治安)’(1800만~3500만원)과 백범 김구의 ‘홍익인간(弘益人間)’(1000만~2000만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민주언론창달(民主言論暢達)’(1600만~3000만원) 등이 호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경매 당일까지 각각의 사옥에서 프리뷰 전시를 열며 관람료는 없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