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임박…'오일쇼크' 덮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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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8년 만에 최고 치솟아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면서 조만간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3위 산유국 러 수출 차질 우려
OPEC 증산에도 목표치에 부족
14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장중 한때 1.4% 오르면서 8년 만의 최고가인 배럴당 94.4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2014년 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다. 같은 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1.09% 오른 배럴당 95.47달러에 손바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일으킬 경우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현재 하루 5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는 세계 3위 산유국이다. 세계 원유 교역량의 12%에 이른다. 석유제품 수출량도 하루 250만 배럴 규모로 세계 거래량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제재하면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줄어 세계 원유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이 줄어들 경우 이를 대체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 연합체인 OPEC+는 기존에 예정한 대로 증산에 나서고 있지만 실제 원유 생산량은 목표치에서 하루 약 100만 배럴 부족한 상태다. 원유를 더 생산할 여력을 지닌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OPEC+가 코로나19 이전 생산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 역시 급감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수출량은 하루 약 6억5100만㎥로 세계 천연가스 교역량의 25% 규모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의 85%는 파이프라인 등을 통해 유럽에 공급되고 있다. 유럽이 천연가스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연료를 원유로 대체하면 원유 수급이 더 꼬이며 국제 유가가 더욱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