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주가 부정적 영향 더 클 것" -UBS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이 전쟁으로 번지면 통상적 지정학적 위기보다 증시에 더 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됐다. 공급 중심의 유가 충격을 동반하는 지정학적 위기는 시장에 더 큰 손실을 일으키고, 회복에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UBS자산운용의 마크 헤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4일(현지 시간) 러시아-우크라니아 보고서에서 "여전히 각국의 외교적 노력이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군사적 침공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에너지 수출이 장기간 중단될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양측 모두 정치·경제적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가능성은 떨어지지만, 이런 정치·경제적 계산이 과거에 항상 갈등을 예방한 것은 아니라고 것이다. UBS는 특히 지정학적 사건은 통상 증시에 단기적 영향을 줬지만 "공급 중심의 유가 충격을 동반할 때 시장은 역사적으로 더 큰 손실을 보고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었다"라고 분석했다.LPL파이낸셜리서치에 따르면 1941년부터 한국전쟁을 비롯해 모두 21번의 전쟁과 전쟁 발발 수준의 지정학적 위기가 있었다. 사태가 터지면 첫날 S&P500 지수는 모두 내림세를 보였고 평균 하락 폭은 -1.1%였다. 그리고 이런 위기가 이어지는 기간 전체를 따지면 평균 -4.6% 내렸다. 그 기간 바닥까지는 통상 19.7일이 걸렸고, 이후 전쟁 전 지수까지 회복되는 데는 43.2일이 소요됐다. 두 달이면 다시 회복되는 셈이다. LPL 파이낸셜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시장의 반응은 충돌이 오래가지 않는 한 통상 빠르게 회복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주요 갈등은 파괴적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증시가 지정학적 충돌은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UBS가 지적한 것처럼 이런 위기가 유가 공급에 영향을 줄 경우, 주가 하락 폭은 상대적으로 심각했고 회복 기간도 더 길었다. 대표적 사례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다. 당시 침공 첫날에는 S&P500 지수가 1.1% 내렸지만, 증시는 71일간 하락을 지속해 16.9%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회복까지 189일이나 소요됐다.
UBS는 "잠재적 하방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원자재 등 상품을 포함한 지정학적 헤지를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원자재 및 에너지 주식이 위험을 분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UBS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하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유가는 우크라이나 상황과 상관없이 수요 증가 및 다소 제한된 공급으로 인해 올해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