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헤이븐·화이자, 편두통 치료제 韓·中 3상서 1차지표 충족

편두통 증상 P값 0.0001 미만
게판트 계열 편두통 치료제의 첫 국내 출시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오헤이븐과 화이자는 14일(현지시간) 바이오헤이븐의 편두통 치료제 후보물질 ‘리메게판트’의 아시아태평양 임상 3상에서 1차 지표를 충족했다고 주요 결과(톱라인)를 발표했다. 게판트는 편두통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신경전달물질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의 수용체를 억제하는 약물이다. 편두통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트립탄 계열 약물과 효능은 비슷하면서 트립탄보다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새로운 편두통 치료제로 관심받고 있다.

리메게판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통해 국내에 출시될 경우, 게판트 계열 편두통 치료제로는 첫 주자가 된다. 2019년 일라이 릴리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 ‘앰겔러티’가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CGRP 수용체가 아닌 CGRP 자체에 항체를 붙인다는 점에서 리메게판트와 다르다. 투여 방법도 피하주사로, 먹는(경구용) 리메게판트와 차이가 있다.

3상서 효능 및 안전성 p<0.0001 확인

이번 임상은 중국과 한국에서 진행됐다. 전체 1430명의 환자 중 180명이 한국인으로 구성됐다. 한국 임상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드림씨아이에스가 맡아 분당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다기관으로 진행했다. 1차 평가지표로는 리메게판트의 구강용해정제형(ODT)의 효능 및 안전성이 사용됐다. 투여 2시간 후 메스꺼움과 통증을 포함한 편두통 관련 증상(MBS)을 측정한 결과, P값이 0.0001 미만으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화이자 측은 “리메게판트 75mg 투여 결과 2시간 만에 환자의 편두통 증상이 상당히 완화됐다”며 “많은 환자에게서 최대 48시간의 지속력을 확인했다”고 했다. 향후 더 자세한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블래드 코릭 바이오헤이븐 최고경영자(CEO)는 “화이자와의 협력(파트너십)을 통해 편두통이 흔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환자들에게 리메게판트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EMA 승인 신청 결과 예상

리메게판트는 2020년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편두통 급성 치료에 대해 ‘너텍ODT’라는 이름으로 판매 승인을 받았다. 부작용 등으로 기존 편두통 치료제인 트립탄 계열 약물이 사용이 어렵거나 트립탄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로 인정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편두통 예방용으로도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너텍ODT는 현재 게판트 계열 약물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에서 급성 치료 및 예방용으로 동시에 승인을 받은 편두통 치료제가 됐다.

리메게판트가 국내에서 판매될 경우 판매 주체는 화이자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바이오헤이븐이 화이자와 미국 외 시장에 대한 상업화 제휴를 맺었기 때문이다.양사는 지난해 11월 미국 이 외의 시장에서 리메게판트에 대한 전략적 상업화 협정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기술료(로열티)를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12억4000만달러다. 바이오헤이븐은 리메게판트의 임상 개발과 함께 화이자의 판매허가 획득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헤이븐이 너텍ODT를 계속 단독으로 판매한다.

리메게판트는 현재 유럽 의약품청(EMA)의 승인 신청 목록에도 올라있다. 현재 검토 중으로 올 상반기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리메게판트는 앞서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에서는 편두통 급성 치료제로, 이스라엘에서는 급성 및 예방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이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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