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풍선효과는 끝…지식산업센터 기회 있다"

부동산 금융 전문가가 본 올해 부동산 시장 전망
김영진 이베스트증권 부동산금융 본부장 인터뷰
"오피스텔 시장은 풍선효과가 끝나가고 있습니다. 주택시장은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출규제가 없는 지식산업센터는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하반기 주택시장 상승할 것"

부동산 금융 분야의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김영진 이베스트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장(42·사진)이 15일 본지와의 첫 언론 인터뷰를 갖고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했다. 증권사에서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최전방에서 '돈줄'을 쥐고, 시장 변화를 가장 먼저 포착하는 이들 중 하나다. 아파트 시장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김 본부장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로 인한 영향으로 잠시 위축됐을 뿐, 여전히 주택시장의 상승여력은 남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선 이후에는 다주택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고 공시지가 현실화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건 시장을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다"라며 "공급 상황과 규제 흐름을 보면 하반기부터 (상승) 신호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오피스텔 시장은 어려워질 것으로 봤다. 주택시장 대출규제로 인한 풍선효과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은 시행사 수익이 높아 공급이 많았다는 점도 시장 위축 전망의 근거다. 지식산업센터(지산)는 최근 공급 우려가 있지만 여전히 기회는 있다고 그는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의정부 고산지구 지산 PF를 맡았는데 '무슨 지산이냐'는 우려를 받았지만 뚜껑을 열자마자 완판이었다"며 "서을 근교 도시는 그 도시 내 수요로도 지산 흥행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산은 대출이 70%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여전히 적은 투자금으로 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지역주택조합(지주택)은 여전히 위험이 크다고 조언했다. 그는 "금리 인상 영향 등으로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이 늘어났고, 시장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조합원 분담금도 계속 많아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금융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부동산금융 수익 비중이 큰 증권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냈다. 부동산 시장 호황덕이다.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박리다매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돈이 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맡기가 점점 더 어렵단 얘기다. 다른 증권사와 다른 '한 끗'이 필요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젊은 부동산 전문가'로 세대교체를 성공하고 경쟁력을 높이면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김 본부장과 1982~1983년 팀장들이 있다. 1980년생인 김 본부장은 증권업계 임원중에서도 나이가 젊은편에 속한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해 뉴욕대에서 부동산금융으로 석사를 땄다.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해 메리츠투자증권을 거쳐 2020년 이베스트투자증권에 합류했다. 2020년과 지난해까지 증권사내에서도 손에 꼽는 고연봉을 받았다. 건축학과 출신이다보니 다른 부동산 전문가들과 다른 입지·매물 분석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부동산 금융 전문가들보다 더 폭넓은 금융 자문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50~60대가 주도하던 부동산 시장에 40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이베스트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는 총 77건, 2조3765억원어치의 부동산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수익만 500억원을 넘어섰다. 대전 탄방동 힐스테이트 오피스텔 개발사업 PF(2150억원), 세종 하늘채 펜트라움 주상복합 개발사업 PF(1100억원)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김 본부장은 "좋은 개발사업이 나오면 시행사들은 먼 미래의 호재까지 현재에 반영해 공격적으로 땅을 매입하면서 가져가기 때문에 부동산 금융시장 내 경쟁도 거세지는 흐름"이라며 "올해는 계약별 기대 수익률은 낮추고, 계약 건수를 늘리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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