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A용 실탄 100조…2~3세 기업인, 활용법 모색해야"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 펴낸
최우석 새마을금고 기업금융팀장
“2~3세 기업 경영인들이 사모펀드(PEF)를 잘 활용해야 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앞으론 대기업도 금융자본 활용 없이 살아남기 힘듭니다.”

최우석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2팀장(사진)은 지난 1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업무를 하다 보니 제조업 기반의 기업 경영인들을 많이 만나는데, 이들이 PEF에 대해 몰라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최 팀장은 수십~수백조원을 운용하는 국내 연기금의 투자 담당자 중에서도 대표적인 대체투자 전문가로 꼽힌다. 새마을금고의 운용자금 74조원 중 대체투자에 쓰이는 20조원가량이 최 팀장의 손을 거친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증권동아리를 하며 주식 전문가를 꿈꾸다가, 증권사에 입사했다.

2006년 새마을금고로 옮긴 뒤에는 PEF 운용사에 자금을 대는 LP(출자자) 업무를 하는 등 대체투자에서 한우물을 파고 있다. 그는 PEF와 경영진의 협업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PEF의 역할을 연구하게 됐고 자신의 투자 경험을 묶어 최근 《1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이란 책도 냈다.

최 팀장은 “PEF는 이제 국내 산업계 주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20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에 PEF인 IMM인베스트먼트가 지정됐다”며 “IMM인베는 당시에 이미 7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자산이 6조원을 넘었다”고 말했다.실제 2014년 시작된 국내 PEF들은 이미 자산 기준으로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5개 대기업을 제외하고 가장 크다. 경영권 인수합병(M&A)용 실탄도 100조원에 육박한다.

그는 “구글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위해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와 유튜브를 인수하는 등 20년간 237건의 M&A를 했고, 전통 산업의 지멘스도 정보기술(IT)과 소프트웨어 반도체 회사들을 인수했는데, 이는 모두 PEF나 VC(벤처캐피털) 등 금융자본의 도움을 받았다”며 “현재 주목받고 있는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들도 모두 PEF가 양성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최 팀장은 그러면서 “앞으로는 PEF 등 금융자본이 이끄는 산업 3.0 시대가 올 것”이라며 “제조업 기반의 경영인들도 산업 3.0 시대에 기업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려면 PEF를 공부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