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과 격리로 달라진 일상…'시대의 아픔' 몸짓으로 풀다

현대무용가 안애순 '몸쓰다'

4월1~3일 예술의전당 공연
무용수 11명 군무로 표현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낸 현대무용가 안애순(62·사진)이 시대의 아픔을 춤사위로 풀어낸다. 국립현대무용단과 손잡고 오는 4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신작 ‘몸쓰다’를 통해서다.

안애순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일상을 주제로 신작을 구상했다. 질병과 격리의 시대를 관통하는 현대인의 감정을 ‘몸쓰다’를 통해 보여준다. 지난해 12월 열린 공개 오디션에서 최종 선발한 현대무용수 11명의 군무로 주제를 풀어낸다. 강진안, 최민선, 조형준, 서일영, 강호정, 정재우, 박선화, 서보권, 박유라, 김도현, 도윤승 등이 무대에 오른다. 안애순은 “몸은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개념”이라며 “몸에 축적된 시공간에 관한 기억과 감정을 무대 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번 작품은 무대 연출 전문가들이 함께 제작한다. 조명, 의상, 무대 디자인 등 분야별 거장들이 힘을 보탠다. 미디어아트 그룹 ‘덤타입’ 창립 멤버인 후지모토 다카유키는 조명 디자인을 맡았다. 그는 2015년 국립현대무용단이 무용극 ‘어린왕자’를 초연할 때 이동식 조명기구 12가지를 활용해 빛과 그림자를 무용수의 몸짓에 연동함으로써 다채로운 관점에서 춤을 돋보이게 했다. 20여 년 가까이 안애순과 협업한 패션디자이너 임선옥이 신작의 의상 디자인을 맡고, 무용극 전문 연출가 김종석이 무대를 꾸몄다.
안애순은 1985년 ‘안애순 무용단’을 창단해 20여 년 동안 한국 무용에 기반한 현대무용을 선보여왔다.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프랑스 바뇰레 국제안무대회에서 1998년 최고무용수상과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2003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최고안무가상을 탔고, 2013~2016년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혁신적인 작품 덕분에 ‘옥스퍼드무용사전’(2000년판)과 ‘세계현대춤사전’(1997년판)에도 이름을 올렸다. 한국인 안무가로는 그가 유일하다.국내 뮤지컬 애호가들에게도 안애순은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현대무용만 고집하지 않고 장르를 넘나들며 안무를 해왔다. 뮤지컬 ‘바람의 나라’ ‘아가씨와 건달들’ 등의 안무를 맡았다. 2006년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 안무가상, 2007년 더뮤지컬어워즈 안무상 수상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