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시대…인공피부가 뜬다

동물실험 대체재로 수요 늘어
티앤알바이오팹 3D프린터 활용
고탄성 인공피부 기술 특허 받아
인공피부가 바이오기업에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면서 이를 대체할 인공피부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고탄성 인공피부 제조 및 탄성 측정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를 획득했다”고 15일 발표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국내 인공피부 시장에서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른 기업으로 꼽힌다.이 회사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바이오 소재를 인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잉크로는 돼지 피부에서 추출한 콜라겐 등 세포 보호 성분을 이용한다. 표피, 진피 등 구현하려는 피부층에 따라 성분 구성과 구조를 바꿔가며 실제 피부와 비슷한 인공피부를 층층이 만드는 방식이다.

인공피부 개발은 바이오업계의 차세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동물 윤리 차원에서 화장품 효능 평가를 위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프랑스, 호주, 과테말라 등 40여 개국은 화장품 개발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미국에서도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주, 일리노이주 등이 화장품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장품 개발업체는 콜라겐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해왔지만 실제 피부의 탄성을 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티앤알바이오팹 관계자는 “올 상반기 인공피부 개발 성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뒤 사업화에 나서겠다”며 “화장품 제조업체를 시작으로 피부질환 의약품 개발사로 사업 대상을 넓히겠다”고 말했다.강스템바이오텍도 인공피부를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피부세포로 분화시켜 신경, 땀샘, 모낭, 피지선 등의 부속기관을 재현하는 인공피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줄기세포 기반 아토피피부염 치료제의 효능 평가를 시작으로 홍조, 노화 등 피부질환별 인공피부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코스맥스비티아이도 인공피부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 회사는 분당서울대병원과 손잡고 수술 후 폐기물로 버려지는 피부세포를 배양시키는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