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7년 스케이트의 라스트 댄스'…마지막 질주 준비하는 곽윤기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후회 없는 마지막 질주를 다짐했다.

곽윤기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꽉잡아윤기'에 "안녕하세요.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마지막 올림픽 경기에 나서는 소감과 각오 등을 전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2018년 평창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 곽윤기는 이번 베이징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은퇴한다.

한국 시간으로 16일 오후 9시 44분에 시작하는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전이 그의 마지막 경기다.곽윤기는 유튜브 영상 아래 "내일이면 정말 내 스케이트 인생 마지막 페이지의 마침표를 찍게 된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꿈으로 다가왔고, 꿈의 무대에서 이 가치를 높이고 싶어 많은 준비를 해왔다"며 "27년 스케이트의 라스트 댄스가 '멋' 나도록 열심히 달려보겠다"고 적었다.

올림픽이 '꿈의 시작'이었다는 그는 영상에서 "평창 때도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이제 정말 마지막 올림픽이다.이제 스케이트 인생에 마침표를 찍게 될 텐데 유종의 미를 잘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계주 결승전이) 선수 은퇴 경기는 아니다.

몸 상태를 보면서 선수 생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곽윤기는 조금씩 '끝'을 준비하고 있다.그는 이날 영상에서 자신의 스케이트 인생을 되돌아보기도 했다.

"어렸을 때 꿈이 컸다"는 곽윤기는 (진)선유 누나와 김동성 선배처럼 쇼트트랙 하면 정말 '레전드'로 불릴만한 업적과 이력을 가진 선수가 되고 싶었는데, 그런 선수가 될 수 없다는 걸 일찍 깨달았다"며 "밴쿠버올림픽 이후에는 최고가 되고 싶었던 마음에서 '온리 원'(Only one)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길을 걷다 보니 운이 좋게 유튜브도 하고, 국가대표 10년이라는 경험도 생겼다.

감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맏형'답게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곽윤기는 "처음 출전하는 후배들에게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삼촌이 '훌륭한 힘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따른다'는 말을 피터 파커(주인공)에게 하는데. 그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책임감은 내가 짊어지고 갈 테니 너희는 온전히 올림픽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러고 나서 너희가 내 자리에 섰을 때 후배들을 나보다 더 잘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곽윤기는 이번 대회에서 쇼트트랙 판정에 관한 소신 발언과 활발한 유튜브 활동 등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경기 중 그가 다리 사이로 뒤 선수의 움직임을 살피는 모습을 희화화한 팬들의 '곽윤기 뒷선수 시점' 그림은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됐다.

11일 열린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준결승에서는 극적인 인코스 추월로 결승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누구보다 올림픽을 잘 즐기고 있는듯한 곽윤기는 "내일만 후회가 없으면 될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