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7조원어치 테슬라 주식 기부…게이츠 이어 지난해 2위 통큰 쾌척

지난해 11월 테슬라 주식 504만여주 기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57억달러(약 6조8000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기부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중 테슬라 주식 504만4000주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시세를 기준으로 한 가치는 약 57억달러다. 머스크가 기부한 단체가 어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머스크의 기부액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의 전 부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150억달러)에 이어 지난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지난해 11월부터 두달 동안 머스크는 160억달러어치 이상의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 그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2290만주 가량을 확보했다. 머스크는 스톱옵션 행사 및 주식 매각 이유를 세금 납부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기준 세금으로 110억달러를 납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부자인 머스크는 2012년 세계적인 기부운동인 ‘더 기빙 플레지’에 참여하면서 재산 대부분을 자선활동에 쓰겠다고 서약했다. 2018년에는 자선활동을 위해 테슬라 주식 1억달러어치를 팔았다고 트윗하기도 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자선활동 내역 중 극히 일부만 공개해 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주식을 기부하는 방법을 통해 절세 효과도 누렸다고 분석했다. 돈이 아닌 주식 자체를 기부할 경우 기부자는 기부액 전체를 공제받을 수 있어 세금을 적게 내게 된다. 또한 주식을 팔 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등과 지난해 부유세를 놓고 공방을 벌이면서 이번 기부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당시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의 수장은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이 소유한 부 일부만 기부해도 세계 기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