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서울 취약지서 부동층·2030 공략하며 세확산 주력

"택시, 도시의 탄광…준 대중교통 인정·공공택시앱 개발"
오후 강남역·잠실새내역서 2030 공략 유세 "개미 투자자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6일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송파 지역을 순회하며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세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라는 점도 부각해 중도 확장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을 찾아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연합회 및 택시 4개 단체와 잇달아 정책 협약식을 열었다.

이 후보는 택시의 '준 대중교통' 인정 추진, 특정 시간대 버스전용차로 사용 검토, 택시요금의 환승제 도입 검토, 전기 택시 지원 확대 등을 거론했다.택시 플랫폼 사업자의 '갑질' 문제에 공감을 표시하며 전국 단위의 호출 시스템을 갖춘 공공택시 앱을 개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때문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 법인 택시 소속도 지원대상에 포함되었느냐"고 물으며 "제가 '같은 피해를 보고 있으니 지원을 더 하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방역 장기화로 인한 서민의 고통에 공감하고 국가가 손실을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함으로써 '위기 극복 총사령관' 콘셉트를 부각한 것이다.택시 산업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지목되는 업종 중 하나라는 점에서, 산업 전환기 경제 성장을 이끌 지도자라는 메시지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이게 도시의 탄광이다.

일자리가 없다 마지막으로 가는 게 택시인데 요즘은 그 길도 막히는 것 같다"며 "길게 보고 우리가 대응을 좀 해야 할 상황"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이 후보는 이날 정오에는 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앞에서 유세에 나선다.

저녁에는 잠실새내역을 찾아 7번 출구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펼친다.

특히 이날은 직장과 상권이 밀집한 강남역과 잠실새내역 일대에서 점심·퇴근 시간대 유세를 펼침으로써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인 2030세대 집중 공략에 나선 것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오늘 이 후보의 유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기존의 '위기 극복과 경제·통합 대통령'에 더해 '청년 기회 국가'와 자영업·소상공인"이라고 말했다.
유세에서 이 후보는 "G5 선진 경제 강국, 국민소득 5만 달러, 코스피 5천 시대를 열 적임자, 1천만 개미 투자자들의 대통령"을 자임하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또 주식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디지털 가상자산시장 확대를 약속하고 취업·창업·주거·결혼·육아 등에서 청년의 고단함을 줄이겠다고 밝힐 방침이다.

부동산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겠다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최대 90%' 공약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이날 하루를 온전히 서울 강남권 일정으로 채운 데에서는 취약 지역을 우선 공략해 판도 변화를 끌어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전날에도 이 후보는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열세로 분석되는 부산과 대구 지역에서 시작하는 '경부선 상행' 유세를 펼쳤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문재인 정부 적폐 수사' 발언 이후 지지층 결집으로 지지율이 완만한 상승 흐름을 탔다고 보고, 중도 확장을 통해 현재의 초박빙 상황을 역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깔렸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봉은사를 찾아 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면담한다.

최근 정부의 종교 편향을 주장하며 승려대회까지 개최한 불교계를 달래기 위한 제스처로 해석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국 각지로 흩어져 유세전을 펼친다.

송영길 대표는 전주·익산·군산 등 전북 지역을, 윤호중 원내대표는 춘천·횡성·홍천·인제·원통·속초 등 강원 지역을 훑으며 지지를 호소한다.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강원 원주 집중 유세와 경기도당 선대위 출정식에 참석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