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0.9%로 둔화…내수 부진 지속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에도 중국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아래로 내려갔다. 내수 부진에 성장 동력이 식어가면서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9%로 집계됐다고 16일 발표했다. 중국의 월간 CPI는 작년 11월 2.3%를 기록하면서 2020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가 12월 1.5%로 하락한 뒤 이번에 더 낮아졌다.CPI를 구성하는 8대 항목 가운데 식품류 물가가 1.8% 내리면서 하락세를 주도했다. 다만 식품류 물가가 내린 것은 중국인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돼지고기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1.6% 하락한 영향이 컸다. 작년 1월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로 돼지고기값이 급등했다.

의류 물가는 0.4% 상승에 그쳤다. 휴대폰 등 통신용품 물가는 3.3% 떨어졌다. 비필수 소비재 부문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이 반영된 연료비는 20.2% 급등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9.1%로 작년 8월 9.5% 이후 5개월 만에 한자릿수로 내려갔다. 작년 12월 10.3%보다는 1.2%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원유 등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작년 10월 역대 최고인 13.5%를 찍은 뒤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다.소비자물가는 소매, 생산자물가는 도매(공장 출하) 가격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투기세력 단속에 나서는 등 원자재 가격을 강하게 통제하면서 PPI 상승 압력이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PPI 상승률이 둔화되긴 했지만 9.1%는 여전히 낮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PPI가 높은데도 CPI가 낮게 유지된다는 것은 기업들이 가격 상승분을 소매 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가 부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기 급랭에 대처해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로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해 유동성을 공급할 여지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0개월 만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내렸고, 지난 1월에도 추가로 인하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