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반에 6000원, 설악산 지게꾼 노동 착취 개선하라" 청원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유퀴즈' 출연해 화제
고된 삶 속 생계 위해 일 시작…유재석 '울컥'
방송 후 낮은 임금 지적 쏟아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설악산 지게꾼 임기종 씨 /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화제를 모은 설악산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 씨가 정당한 대가를 받게 해달라는 내용의 국민 청원이 올라왔다.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설악산국립공원의 마지막 지게꾼이 노동 착취를 당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청원인 A씨는 지난 9일 임 씨가 출연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내용을 토대로 "몇 년간 수십 kg에 달하는 짐을 지게에 얹어 산 위로 배달했다니 놀라웠다. 하지만 이보다 더 놀랍고 안타까운 점은 임 씨가 배달하고 받는 돈이었다"고 적었다.

앞서 임 씨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45년간 설악산에서 지게꾼으로 일하고 있는 고수로 등장했다. 당시 방송은 '재야의 고수'를 주제로 각 분야의 숨을 고수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방송에서 임 씨는 지게에 짐을 가득 올리고 2시간 거리인 흔들바위를 다녀오면 2만원, 30분 거리 비선대는 8000원, 1시간 30분 거리 비룡폭포는 6000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6시간이 걸리는 정상 대청봉까지는 25만원을 받는다고 했다.이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무거운 짐을 들고 수 km에 달하는 산길을 오가야 하는 중노동임에 비해 임금이 턱없이 낮다는 지적이 일었다. 방송에서도 임 씨가 대청봉을 오르는데 6시간, 하산에는 4시간이 걸린다고 하자 '10시간에 25만원 결코 많지 않은 돈'이라는 자막이 노출됐다.

MC 유재석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열여섯 살 때부터 생계를 위해 짐을 지고 산에 올랐다는 임 씨의 이야기를 듣다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힘들고 고됐을까"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임 씨는 "직업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설악산이 엄청나게 크지 않냐. 엄청 큰 사업장인 거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비용이다. 비룡폭포 구간의 경우는 최저시급으로 따져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이어 "배달일을 시키고 이처럼 상식 이하의 품삯을 지급하는 곳이 어디인지 궁금하다"며 "파악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 이제라도 임 씨가 정당한 대우를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은 16일 오후 1시 기준 2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한편, 임 씨는 어려운 상황에서 돈을 모아 지금까지 1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더 큰 감동을 안겼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