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 참여해야 하나 [허란의 경제한끼]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인터뷰

3조원 규모 유상증자
삼성에피스 100% 자회사로

나스닥 상장 위한 포석 가능성
신약개발 M&A가 관건

오는 25일까지 주식 매수해야
구주주 청약 가능
경제한끼는 내 자산을 지키는 든든한 한 끼 같은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유튜브 채널 한경 글로벌마켓 '허란의 여의도나우'에서 먼저 만날 수 있습니다.

글로벌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다. 미국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사들이는데 1조2000억원, 공장 시설을 짓고 부지를 매입하는데 1조80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개인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과연 유리할까?


삼성에피스 나스닥 상장 포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8일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50% - 1주)을 23억달러(2조7655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과의 합작 관계를 청산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두게 된다. 바이오젠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 부작용 문제로 임상을 다시 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바이오젠은 이번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입장에선 이번 지분양수를 통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포석’을 놓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유튜브채널 한경 글로벌마켓의 ‘허란의 여의도나우’에 출연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둔 결정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주 입장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외 신약개발 관련 바이오텍 인수합병(M&A)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엄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입장에서도 계속 커나가는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와 세포치료제 시장을 놓칠 수 없다”며 이들 분야 신약 파이프라인을 주요 인수 후보로 꼽았다.

그러면서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반등 모멘텀은 해외 신약 기업 인수나 세포치료체·유전자치료제 공장 인수, mRNA 백신 개발이나 관련 CMO 공장 인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증자 참여할까, 말까

개인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유리할까? 엄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의 74% 이상이고 국민연금이 5.66%들고 있기 때문에 유상증자 물량은 구주주 청약에서 대부분 소화될 것”이라며 개인 주주들은 대주주와 함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게 유리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신주배정 기준일은 3월2일이다. 기존 주주 자격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오는 25일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권리락일인 2월28일부터는 보유한 주식을 전량 매도해도 유상증자 가격은 유지된다.

권리락일이 되면 유상증자로 늘어난 주식 수만큼 희석된 기업가치를 반영해 기준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대신 권리락 이전 주식을 보유한 기존 주주들은 신주인수권을 받아 손실분을 보상받게 된다. 엄 연구원은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가 0.066주로 신주배정 비율이 낮기 때문에 권리락에 따른 주가 하락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유상증자로 새롭게 발행되는 주식 수는 500만9000주다. 기존 주식수 대비 7.5% 수준이다. 1주당 신주배정 주식수가 0.066주로 100주를 가지고 있다면 6주 신주인수권을 받게 된다.

구주주에게 부여된 신주인수권은 3월 23~29일, 5영업일 동안만 거래 가능하다.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주주들은 이 기간에 신주인수권을 팔아야 한다.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자는 신주인수권 거래일에 매도하지 말고 구주주 청약일(4월7~8일)에 신청하면 된다.

신주 예정발행가는 59만9000원으로 1차 발행가액은 오는 24일 종가 기준, 2차 발행가는 4월4일 종가 기준으로 결정된다. 1,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금액과 청약일 전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가중산술평균 주가의 60% 중 큰 금액으로 결정된다.


3~5월 바이오섹터 기대되는 이유

다만 엄 연구원은 “유상증자 일정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흐름을 예측하기는 조금 어려운 시기”라며 “올 봄 전체 바이오섹터 시황이 개선되는 게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4월 미국 암연구학회(AACR),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앞두고 한 달 전부터 참여기업과 연구주제가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기술이전과 M&A도 많이 이뤄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3~5월이면 분위기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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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