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재명 성남시장 해외출장 기간, 국내서 업무추진비 '1500만원' 지출"

국민의힘, 업무추진비 의혹 제기
이재명, 성남시장 재임 시절 7차례 해외 출장
출장마다 업무추진비 '국내'서 수백만원 사용
하루 2번 점심·저녁식사 수십만원 사용되기도

성남시 "시장 아니어도 카드 사용할 수 있어"
"업무상 필요에 따른 마땅한 사유 있었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4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시장을 찾아 즉석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해외로 출장을 간 동안 국내에서 1500만원 수준의 '시장 업무추진비'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제공한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업무추진비 집행 및 해외 출장 내역에 따르면,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대외적으로 공개된 해외 출장은 △브라질(2012년 5월 13일~22일) △베트남(2013년 4월 13일~20일) △뉴질랜드·호주(2015년 1월 6일~16일) △미국(2016년 3월 20일~4월 1일) △중국(2016년 5월 18일~21일) △호주(2016년 8월 1일~7일) △중국(2017년 6월 26일~29일) 등 총 7건이었다. 이 후보가 해외 출장을 간 기간 중 총 1499만2100원의 시장 업무추진비가 국내에서 사용됐다. 2012년 브라질 출장길에 올랐을 때 443만9000원, 2013년 베트남 출장 때 293만5000원, 2015년 뉴질랜드·호주 출장 때 276만6900원, 2016년 미국 출장 때 134만6000원, 2016년 중국 출장 때 73만3000원, 2016년 호주 출장 때 202만4300원, 2017년 중국 출장 때 74만7900원 등이다.

집행목적은 △업무협의 간담회 △기관 관계자와 오찬·석찬 △직원 경조사비 지급 △비서실과 시장실 다과 물품 구입 △기부금·격려금 납부 등으로 다양했다. 특히 2015년 뉴질랜드·호주 출장 기간이던 2015년 1월 10일에는 '성남FC 연간 회원권 관련 석찬 간담', '호텔협약체결 관계자 등과 석찬 간담' 등 하루에 두 차례 저녁 식사를 하는 데 36만2000원을 지출됐다. 그 다음 날인 11일에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관련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 등과 오찬 간담', '분당 리모델링 사업 추진 등 언론인과 오찬 간담' 등 하루에 두 차례 점심을 먹은 것으로 기록됐다. 식사 비용으로는 54만2600원이 사용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해외로 출장을 간 기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된 업무추진비 내역. / 그래픽=유채영 기자
성남시는 시장이 해외 출장을 간 동안에도 국내에서 시장 업무추진비가 사용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남시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지방자치단체장의 업무추진비 관리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업무추진비라고 해도 시정 현안과 관련해 비서실장 등이 사용하는 때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부재 상황에서 업무추진비를 방만하게 쓰는 것은 안되지만, 업무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시장 본인이 아니어도) 사용할 수 있다"며 "그 당시에는 이 시장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할 마땅한 사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해외 출장 당시 해당 단체장의 업무추진비가 국내에서 사용된 것은 '부실 행정' 등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민주주의21 대표 김경률 회계사는 "시장이 해외출장으로 참석하지 않은 식사자리에서 시장의 업무추진비를 활용해 수십만원에 달하는 음식이 결제됐다면 부실 행정이거나 방만한 업무추진비 사용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은혜 의원은 "시의회는 물론 정부의 합동 감사에서도 이재명 시장 측이 일정 및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면서 "이 후보가 왜 해외 출장만 가면 그의 업무추진 카드가 국내에서 수백만원까지 사용됐는지 신출귀몰한 동시접속 카드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지금이라도 철저한 수사 착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