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美 나파밸리 와이너리 3000억원에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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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와인시장 차별화 포석신세계그룹이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고급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한다. 국내 유통 대기업이 미국 현지 와이너리를 인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급성장하는 와인 시장에서 고급화와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그룹의 자산 개발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분 100%를 보유한 미 자회사를 통해 나파밸리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한다고 16일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인수하는 셰이퍼 빈야드는 나파밸리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이너리로, 최고급 와인인 힐사이드 셀렉트 등 럭셔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곳이다. 최상급 와인 생산에 적합한 기온과 토양을 갖춘 200만㎡ 규모의 땅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미엄 와이너리 매물은 희소성이 높다”며 “나파밸리는 최근 연평균 9%의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자산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신세계그룹은 이번 와이너리 인수를 통해 국내 와인시장에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와인 소매시장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하며 맥주를 제치고 21년 만에 수입 주류 1위 자리를 꿰찼다. 특히 고급와인은 연말연시 선물 수요 등으로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와인을 수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유 와이너리에서 직접 생산해 경쟁사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거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은 와인에 관한 전문 지식을 갖춘 경영자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2008년 와인 수입회사인 신세계와인컴퍼니(현 신세계L&B)를 설립하며 와인사업에 뛰어들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