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5단지 재건축 통과…50층 초고층 탈바꿈

서울시, 7년 만에 정비계획 가결
6800가구 매머드급 단지 조성
서울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 중 한 곳인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2014년 주민들이 재건축계획안을 마련한 지 7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서울시는 16일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를 열어 ‘잠실5단지 재건축정비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를 수정 가결했다. 정비계획안은 가구 수, 용적률, 층수 등 재건축사업의 밑그림이다. 이 안이 확정돼야 건축계획 심의, 사업시행인가 등 다음 재건축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잠실5단지는 1978년 건립돼 올해 준공 45년을 맞았다.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 붙어 있는 지상 15층, 30개 동, 3930가구의 대단지다.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2014년 정비계획안을 마련했다. 2017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이후 교육환경평가가 발목을 잡으면서 사업이 사실상 멈춰 있었다. 지난해 4월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정상화가 추진됐고 8월 교육환경평가를 통과하면서 이번에 정비계획 문턱까지 넘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잠실5단지는 6815가구(공공주택 611가구 포함)로 재건축된다. 잠실역 역세권에 걸쳐 있는 복합용지에는 지상 최고 50층 건립이 가능해진다. 업무·상업·문화 기능 강화를 위해 용도지역을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하기 때문이다. 조합이 계획했던 호텔 대신 아파트를 약 100가구 더 짓기로 했다.재건축업계에서는 잠실5단지를 시작으로 압구정, 여의도, 대치동 등의 재건축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잠실5단지는 주요 재건축 단지 중 사업 정상화가 처음으로 가시화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교육환경평가 통과 후 탄력…대치 은마도 정비계획 제출

서울시는 잠실주공5단지 주민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건의사항을 수렴하고, 정비계획안 세부 내용을 조정하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신천초 부지 이전 및 기부채납 문제로 3년을 끌어오던 교육환경평가도 작년 8월 교육환경보호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걸림돌이 사라졌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에서 △국제현상공모(2018년) 결과 반영 △공원 등 정비기반시설계획 적정성 △복합용지 일부 건축물 용도 변경 △준주거지역 상향의 적정성 등이 중점 논의됐지만, 정비계획안이 무사히 통과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번 정비계획안은 주민 재공람 공고를 거쳐 최종 결정·고시된다. 이후 교통영향평가와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건축계획안이 마련된다. 서울시는 창의적인 건축디자인 실현을 위해 특별건축구역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다.잠실5단지와 함께 대표적 재건축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설립추진위원회도 지난 14일 강남구에 ‘정비구역 지정 조치 계획’을 제출했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지적 사항을 수용해 정비계획안을 보완한 것으로, 임대주택 전용면적을 84㎡로 늘리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강남구는 지난 16일 해당 정비계획안에 대한 검토를 마친 뒤 서울시에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을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진위원장 재선임, 관련 소송 등을 감안하고 강남구와 협의해 은마아파트의 정비계획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79년 준공된 은마는 2002년 12월 추진위를 설립했고,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한 이후 현재까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머물고 있다.

여의도, 압구정 등의 재건축 단지도 사업 정상화 단계를 밟고 있다. 여의도와 압구정의 몇몇 단지는 ‘오세훈표 재건축’으로 불리는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해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